블랙먼데이 20주년 亞증시를 의심하라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7.10.15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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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계증시 랠리 1987년 폭락시와 유사

세계적인 증시 랠리와 함께 많은 투자자들은 미국 주택시장 침체와 지난 여름 몰아친 신용경색을 잠시 잊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19일 20주년을 맞이하는 '블랙먼데이'를 회상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5일(현지시간) 전했다.

87년 10월 19일(월요일) 증시는 지금 베테랑 투자자들이 기억하기도 싫은 폭락을 경험했다. 다우지수는 하루만에 508포인트, 22.6% 무너졌다. 이는 1914년 1차 세계대전으로 증시가 4개월 이상 문을 닫은 때를 제외하고 하루 하락률로 사상최고다.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블랙먼데이의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때문에 당시 하락은 지금까지 시장 붕괴와 갑작스런 하락을 대변하고 있다.

1929년 이틀간에 걸쳐 증시가 23% 급락한 때도 10월 이었다. 1997년10월27일, 1929년의 급락이 발생했던 그날 다우지수가 7.2% 떨어졌다.



10월은 갑작스런 급락이 발생하던 그런 시기로 기억된다.

그러나 최근 몇해 10월은 좋은 달이었다. 종종 4/4분기 랠리가 시작되는 시기였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투자자들은 10월의 급락 사건을 잊고 랠리가 시작되는 강세장을 그리고 있다. 다우지수는 9월과 10월의 강한 반등 덕에 올들어 13% 상승했다.

오크브룩 자산운용사의 재나 샘슨은 "연준(FRB)이 금리를 인하하는 등 지난 여름의 혼란을 치료하기 위해 많은 조치를 취하고 있다. 시중에 많은 돈을 투입하고 있다"며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단호한 태도를 유지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샘슨은 87년 당시 젊은 머니매니저였다. 그녀는 "당시 나는 수많은 군중들과 함께 입을 떡하고 벌리고 서 있었다"고 회상했다.

오늘날 대다수 펀드매니저들은 20년전의 경험이 없다. 지금과 그때까 매우 닮았다는 것을 인전하는 매니저들 조차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호재에 주목하는 상황이다.

찰스 스왑의 리즈 앤 선더스는 "20년전과 닮은 게 너무도 많다. 하지만 그때와 같은 붕괴가 다시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87년처럼 강세장이 5년간 지속되고 있다. 때문에 다소 지친 듯한 흔적도 엿보인다. 그때도 그랬지만 달러는 약세다. 가을을 맞이해 정부는 약달러에 대해 심각하게 걱정하는 상황이다. 미국은 심각한 무역적자를 고민하고 있다. 중국을 비롯 아시아 상품이 물밀 듯이 몰려오는 것도 심상치 않다. 20년전에는 일본 제품이 그랬다. 외국인투자자들은 미국에 돈을 투입하고 있다.

87년 거대한 바이아웃 기업들이 지금처럼 월가를 놀라게 했다. 대출 시장은 급기야 붕괴에 직면했다.

컴퓨터 시스템과 같은 정교한 투자기법이 유행하는 것도 닮았다. 많은 전문가들은 컴퓨터에 의한 과학적인 투자가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고 믿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여름 신용경색은 갑자기 찾아왔다.

위기의 신호도 닮았다. 먼저 주가가 너무 빠르게, 많이 올랐다는 것이다. 87년 들어 8월 고점까지 다우지수는 43%나 오르기도 했다.

이번 여름 다우지수는 상대적으로 얌전하게 상승했다. 올해 고점까지 다우지수는 14% 올랐다.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S&P500 기업들이 1년전 이익에 비해 16배의 주가수익비율(PER)에 거래되는 것도 다행이다. 16배는 역사적 평균치보다 조금 높은 수준에 불과하다. 20년전 PER은 20배를 넘어섰다.

금리가 낮다는 것도 급락 걱정을 더는 이유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이다. 87년 연준은 인플레와 싸우느라 금리를 계속 올렸고 신용상황은 갈수록 악화됐다. 증시 붕괴가 나타나기 까지 앨런 그린스펀 당시 연준의장은 긴축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지금 연준은 금리를 인하하며 시장에 개입했다. 많은 투자자들은 최악의 신용경색은 지났다고 생각한다.

밀러 타박의 필 로스는 "미국 증시는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투자자들이 놀랄지도 모른다. 그러나 하락폭은 미국보다 더많이 오늘 해외시장에서 더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스는 "다음 주가 붕괴는 투기가 극심한 곳에서 나타날 것이다. 투기는 미국이 아니라 아시아에 있다. 중국과 인도가 특히 그렇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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