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 3~7년·30대 최다·평균연봉 5000만원+α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7.10.09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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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상품 트레이더의 세계]국내 첫 설문조사

편집자주 파생상품 트레이더가 각광을 받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에 지수옵션을 비롯, 지수선물,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 주식워런트증권(ELW) 등 다양한 파생상품이 활성화하면서 이들을 매매하는 트레이더의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 파생상품 트레이더는 홀로 수백억원대의 이윤을 회사에 안겨준다. 반대로 한순간의 실수로 수백억원의 손실을 회사에 부담할 수도 있는 '양날의 칼'이다. 그러나 파생상품의 미래는 밝다. 2009년 실시 예정인 자본시장통합법은 다양한 파생상품의 등장을 예고하며 트레이더들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머니투데이>는 국내 파생상품시장의 최일선을 누비는 트레이더의 세계를 6회에 걸쳐 집중 조명한다. 트레이더의 매매대상과 이윤창출 구조, 리스크 관리기법 등을 통해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이후 더욱 확대될 국내 파생상품시장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한다.

한국의 금융파생상품은 30대 중반, 7년 경력의 상경계열이나 수학 전공자가 주무르고 있다.

해외 유수의 대학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마치거나 박사학위를 지닌 인력도 상당수 포진해 한국 파생상품 거래의 미래를 위해 노력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연봉은 평균 5000만원 수준. 그러나 파생상품 운용의 특성상 결과에 따른 성과급도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돼 대략 1억원 선인 것으로 추정됐다.



트레이더 분석 결과=설문에 응답한 60명 가운데 국내 파생 트레이더들은 30대가 32명으로 가장 많았다. 40대가 16명으로 뒤를 이었고 20대는 9명이었다. 무응답은 3명으로 조사됐다.

세부적으로는 35세가 7명으로 수위를 차지했다. 이어 33세와 40세가 6명으로 나타났다. 34세가 5명, 37세와 29세가 4명씩으로 집계됐다.



경력은 3년~7년이 21명으로 가장 많은 분포를 기록했고 7년 이상 15명, 3년 미만이 14명으로 조사됐다. 응답하지 않은 인원은 10명이다.

전공은 상경계열이 34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공계는 18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수학계열은 8명이며 금융공학 전공자도 4명이었다. 영문학 전공자도 1명이 포함됐다.

응답자들의 대다수는 전공이 업무와 상관관계가 높다고 입을 모았다.


대학은 서울대(대학원 포함)가 10명으로 조사됐다. 이어 고려대(대학원 포함)가 6명, 카이스트와 연세대가 5명씩이었다. 해외에서 MBA를 딴 트레이더도 4명이었다.

이들은 미시간대와 뉴욕대, 이디아나대, 플로리다대 등에서 MBA를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봉은 밝히지 않은 응답자가 35명이나 됐다. 그러나 연봉을 드러낸 응답자 가운데 5000만원 이상을 받는 트레이더가 10명 이상으로 분석됐다.

성과가 중시되는 업무 특성상 ‘+알파’를 강조한 응답자가 상당수였다.

익명을 요구한 모 증권사의 한 파생 트레이더는 “경력 7년차의 파생담당 트레이더라면 업무 성과에 따라 평균 1억원 이상은 받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직무에 대한 만족도는 높았다. 60명 가운데 46명이 ‘만족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보통’이라는 응답자도 7명이나 차지, 만만치 않은 업무 스트레스를 엿보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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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과 기본 지표 중시=트레이더들은 파생상품의 특징상 매매시 변동성을 가장 중요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명이 변동성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응답했다. 델타와 베가, 감마 등 민감도지표는 ELW 트레이더들(응답자 9명)이 중요하게 여겼다.

변동성 확대시에는 대부분 트레이더들이 포지션을 축소 또는 확장하면서 시장의 추이에 대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 파생상품 시장과 비교하는 대목에서는 트레이더의 능력은 뒤지지 않지만 인력의 규모나 제도는 다소 미흡한 것으로 지적했다.

트레이더들은 파생상품 운용의 역사가 길고 전세계적으로 연결돼 매매를 하는 해외 유수의 파생상품 전문 IB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인력의 증가와 국내 각 증권사들의 규모 확장, 해외네트워크화에 힘을 써야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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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져가는 파생시장=머니투데이 증권부는 지난 9월 17일부터 10월 5일까지 3주간 국내 파생상품 거래 허가를 받은 14개 증권사의 파생상품 담당자 203명을 대상으로 ‘한국의 파생 트레이더 집중분석’이라는 설문조사를 했다. 설문 결과 60명의 파생상품 트레이더가 응답해 회수율 29.6%를 기록했다.



국내 처음으로 시도된 이번 조사에서 파생상품을 다루는 업무 특성상 답변을 꺼린 트레이더가 많았지만 전체 업무 종사자 가운데 3분의 1 가량이 참여, 한국 파생 트레이더들의 수준을 엿볼 수 있는 것은 의미있는 일로 평가받고 있다.

설문조사를 실시한 배경은 장내옵션/선물에 이어 주가연계증권(ELS)과 주식워런트증권(ELW), 파생결합증권(DLS) 등 파생금융상품의 발행급증으로 트레이더 역할이 증가하는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감독원 발표에 따르면 파생증권 발행액은 해마다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2003년 3조6051억원에 그친 파생증권 발행액은 2004년 5조4769억원, 2005년 14조8376억원에 이어 2006년(32조9354억원) 30조를 돌파한 데 이어 올해는 지난 8월까지 27조5558억원으로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불과 3년 8개월만에 규모가 8배 이상 늘어나면서 금융시장의 ‘총아’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2003년 3월부터 발행된 ELS도 덩치가 커지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2003년 월평균 발행액이 3459억원에 머물렀지만 2005년 1조11913억원으로 월평균 1조원대를 넘어섰고 2006년 1조8578억원에 이어 올들어서는 월 2조3717억원으로 규모가 확대된 상태다.



ELW는 더욱 활발히 움직인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하루평균 거래대금 규모가 2005년 12월 209억7926만5000원에서 2006년 12월 3405억8369만6000원으로 16.3배 늘어났고 올해는 지난 6월 기준으로 하루평균 4023억9750만9000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여기에 주가 이외 기초자산(금리, 통화, 신용위험의 지표 및 일반상품 등)의 가격변동에 투자수익이 결정되는 DLS상품까지 더하면 한국 파생상품 시장은 규모면에서는 세계적 위치에 도달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다만 스왑과 옵션 등 파생거래보다 ELS, ELW 등 파생증권 발행과 판매업무에 주력하거나 ELS의 경우 외국계가 제작한 ELS를 매입, 이를 다시 매도(발행)하는 단순중개(백투백 ELS)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등 스스로 시장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점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아울러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대처능력이 외국계에 비해 다소 뒤떨어지는 점도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박성영 현대증권 파생상품 운용부장은 "시장이 커지는만큼 국내 증권사들의 파생상품 개발력과 운용시스템 발전 등도 향후 발전해 나갈 것으로 본다"며 "변동성과 시장 흐름에 대처하는 리스크 관리와 통제력에 각 증권사가 초점을 맞춰 운용력을 키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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