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바클레이는 5일 ABN암로 주주들의 지지를 얻는데 실패함에 따라 인수 제안을 철회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전날까지 바클레이스가 확보한 주식수는 ABN암로 전체 주식의 0.2%에 불과한 440만주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인수액만 1010억달러(710억유로)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은행 인수합병(M&A) 경쟁은 RBS 컨소시엄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RBS 컨소시엄은 영국의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 외에 스페인의 산탄데르, 벨기에의 포티스 은행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같은 결과는 양측의 인수조건을 감안할 때 충분히 예견된 결과다. RBS 컨소시엄이 총 인수금액 710억 유로를 대부분 현금으로 지급키로 한 반면 바클레이는 인수금액(625억유로) 자체가 낮았을 뿐 아니라 그마저도 상당부분 주식으로 지불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ABN암로는 향후 사업부문을 △ 아시아 뱅킹, 네덜란드, 이탈리아를 제외한 유럽지역 뱅킹, 도매 및 기업금융 △ 네덜란드 소매금융, 개인 고객 및 자산관리 △중남미지역 뱅킹, 인터뱅크 및 DMC 소비금융 업무 등 3개 부문으로 나뉘어 RBS와 포르티스, 산탄데르에 인수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승리가 RBS 컨소시엄에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반응이다. 네덜란드 소재 SNS의 펀드 매니저 마크 바이젠버그는 "지난 8월 신용경색 사태 이후 은행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RBS 컨소시엄의 인수 금액은 다소 과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