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는 HSBC가 지난 9월27일 외환은행과의 M&A 심사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2일 밝혔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HSBC와 외환은행의 M&A에 대해 30~120일동안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심사기간은 최대 120일까지다. 현행법상 기업결합 심사는 자료를 제출 받은 뒤 30일 이내에 처리해야 하며, 필요한 경우 90일 이내에서 추가 연장이 가능하다.
감독당국 관계자는 “지금까지 인수 주체가 공정위에 직접 의견을 물어본 사례는 없다”며 “상당히 이례적인 행동이어서 그 이유를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HSBC측은 이에 대해 공정거래법이 정한 시한에 따른 것으로 다른 뜻은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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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BC 관계자는 "금산법 24조에 따르면 금융감독위원회에 대한 기업결합 승인 절차는 국내 금융기관이 다른 회사에 대한 일정한 주식 취득을 할 때 적용된다"며 "HSBC는 (지점만 있는) 국내 금융기관이 아닌 만큼 금산법 적용대상이 아니라는 법적 해석을 받았다"고 밝혔다. 금산법 적용 대상이 아닌 만큼 공정거래법에 따라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했다는 것.
이 관계자는 "공정거래법 제 12조 및 시행령 제 18조에 따르면 주식 인수 계약일로부터 30일 이내에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신고를 하게 돼 있다"고 덧붙였다.
공정위 관계자도 "HSBC는 국내에 지점만 있어 금감위가 금산법상 기업결합심사 적용대상이 아니라는 해석을 할 수도 있다"고 밝혀, HSBC측 해명에 힘을 실었다.
공정거래법에 따른 통상적인 절차를 밟은 것이라곤 하지만 금융감독당국의 부정적인 반응 속에서도 인수절차를 속속 진행, 인수강행 의지를 다시 한번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 HSBC는 지난달 3일 론스타와 외환은행 인수 계약을 체결했으며 지난달 10일부터 40일간 일정으로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큰 걸림돌이 없을 것으로 보이는 기업결합심사를 무사히 통과할 경우 금감위의 인수 승인을 더욱 압박하는 효과도 있을 수 있다.
감독당국은 이와 관련, "법원의 최종 판결 전까지는 금융당국에서 어떤 결정도 내리기 어렵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편 HSBC는 공정위가 경쟁제한성이 없다고 판단해 인수를 승인하더라도 은행법에 따른 금감위의 대주주 자격요건 승인을 받아야 한다.
감독당국 관계자는 “금융당국에는 외환은행 인수승인 신청서를 아직 제출하지 않았다”며 “외환은행에 대한 실사를 끝낸 이후에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