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M&A 9개월만 300억불..사상 최대

머니투데이 김병근 기자 2007.10.0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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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활황에 정부의 적극적인 지지까지

중국 기업간 인수·합병(M&A)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올들어 지난 9개월간 체결된 M&A 거래는 이미 지난해 전체 규모를 넘어서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가 국내 기업간 M&A를 적극 지원하고 있는 데다 증시가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어 기업들의 실탄 마련이 용이해졌기 때문이다.



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톰슨파이낸셜을 인용, 올들어 지난 9개월간 체결된 중국 기업간 M&A는 그 규모가 294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244억1000만 달러로 사상 최고였던 지난해 전체 M&A 규모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는 올해 외국 기업들이 중국에 투자하겠다고 약속한 196억 달러도 거뜬히 넘어서는 수치다.



전문가들은 이같이 중국 기업간 M&A가 활성화된 데 두 가지 요소가 핵심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중국 주식 시장의 지칠줄 모르는 강세와 중국 정부의 의지가 그것이다.

거침없이 상승하는 중국 증시가 시장 활성화에 일등공신이다. 중국 증시는 5000선을 돌파한 지 불과 36일 만에 5500포인트를 돌파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먹잇감을 노리는 기업들이 주식 시장을 활용하기에 더 없이 좋은 환경이다. 역으로 시장이 그만큼 전망이 밝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상하이 소재 컨설팅 업체인 '지-벤'(Z-Ben) 어드바이저스는 "M&A 거래의 증가는 상장 기업들의 순익 전망뿐만 아니라 시장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기업간 M&A는 국제적 관심을 얻기에는 아직 그 규모가 작은 편이다. 올해 체결된 1170건의 현지 기업간 M&A 거래의 평균 규모는 2510만 달러에 불과하다. 글로벌 M&A 거래가 수십·수백억 달러인 점에 비할 때 턱없이 작은 수준이다.

때문에 애널리스트들은 "이제 시작"이라고 입을 모은다. 상하이 소재 샹카이 증권의 진 얀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 같은 추세를 바탕으로 중국 증시는 새롭게 태어날 것"이라며 "M&A는 주주 가치를 강화하는 대규모 기업 집단을 만들어 냄으로써 중국 주식시장의 지형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의 의지가 '보이지 않는 손'으로 작용한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치안 치민 애널리스트는 "국내 자본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어 M&A 체결하기에 절호의 기회"라며 "중국 정부의 전략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직접 거래에 개입하는 대신 증시 부양을 통해 M&A 시장을 키우고 있다"며 "국내 기업간 M&A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국영 자산감독관리위원회가 관리 대상 기업을 현재 155개에서 80~100개로 줄이겠다고 발표한 점을 그는 한 예로 제시했다.

실제 중국 정부 관계자는 최근 잇따라 토종 펀드 육성 내지는 외국 기업의 차입매수를 줄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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