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파스+SK컴즈', 다음보다 낫다?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2007.09.28 17:17
글자크기

장중 사상 첫 3만원 돌파… SK컴즈 합병후 시총 1조3000억

SK커뮤니케이션즈와 합병을 앞둔 엠파스 (2,790원 ▼5 -0.2%)의 주가가 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엠파스는 28일 장중 3만250원까지 급등한 뒤 전날 종가보다 1650원(5.99%) 오른 2만92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엠파스의 장중 주가가 3만원을 돌파한 것은 2003년 지식발전소라는 이름으로 상장한 이후 사상 최초다.



6월초 1만4600원이던 엠파스의 주가가 3개월여 만에 두 배로 급등한 이유는 소수의 외국인 투자자가 지분을 집중 매수한 때문이다. 같은 기간 외인비중이 9.98%에서 19.96%로 비슷하게 증가했지만 이중 절반 가량은 5일간 하루 10만주 이상 몰아서 샀다.

엠파스로 외국인의 순매수가 유입되면서 개인투자자들도 매수에 가담하고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와의 합병 기대감, 최근 외국인이 인터넷 업종 투자비중을 높이는 데 따라 지분확대 가능성도 투심을 자극하고 있다.



장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순매수 행태를 보면 하루 이틀 동안 지분매입이 집중돼 한 두 기관에서 매집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서브프라임 이후 외국인의 인터넷주 선호도가 높아져 이례적인 상황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외국인들은 '서브프라임'(비우량주택담보대출) 충격 이후 인터넷주를 많이 사들였다. 구글과 야후의 주가가 10% 가량 상승했고 나스닥에 상장된 중국 바이두의 주가도 30% 가량 뛰었다. 최근 NHN과 다음이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큰 폭으로 상승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될 수 있다.

관건은 엠파스와 SK커뮤니케이션즈의 합병 후 가치를 따져봤을 때 현 주가가 적정한 수준이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증권 전문가들은 엠파스의 '오버슈팅'(과매수)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국내 인터넷 포털 2위인 다음과 비교해 보면 '고평가' 논란이 설득력을 얻는다.


이날 고점 기준 엠파스의 시가총액은 3098억원으로 코스닥 51위에 불과하지만 11월 출범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와의 합병 법인의 시가총액은 1조3080억원에 달한다. 포털 업계 2위 다음의 시가총액(8860억원)보다 48%나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다음과 비교할 때 엠파스, SK커뮤니케이션즈의 연합 전선은 초라해 보인다. 지난 2분기 다음은 4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엠파스는 20억원의 손실을 냈고 SK커뮤니케이션즈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두 회사의 검색점유율을 합쳐도 다음의 20% 수준에 불과해 이를 역전할 '합병 시너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SK텔레콤 등 그룹 계열사와의 공동사업 모델, 온라인교육 자회사 이루온의 가치평가 등 변수가 남아있지만 현 주가는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지적이다.

키움증권 장 연구원은 "현 주가는 수익 등 기업가치로 접근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합병 후 뭔가 달라질 거라는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며 "싸이월드가 정체 국면에 있어 합병 후 SKT 그룹과 연결된 비즈니스가 어떻게 가시화 될 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합병 법인은 많은 숙제를 안고 있다. 양사의 직원수는 1600명 수준으로 1위 NHN의 직원수 2000명에 근접하고 있다. 통합에 따른 구조조정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중복되는 사업부를 정리하고 다음의 '동영상 UCC'와 같은 성장동력을 보여줘야 한다.

장 연구원은 "지금까지 인터넷업종은 성장성과 내수시장 확대로 주목받았지만 배너광고와 게임 등 사업영역은 한정돼왔다"며 "SK커뮤니케이션즈가 향후 IPTV, 통신 영역 등으로 접근할 경우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자회사 이투스의 2분기 실적이 좋아지기도 했지만 이런 것들로 현 주가흐름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며 "현재는 엠파스가 비싸거나 다음이 굉장히 싸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