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위탁수수료 경쟁 재연되나

머니투데이 김성호 기자 2007.09.27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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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證, 파격적 수수료 인하에 경쟁사 '들썩'

 대우증권의 주식 위탁매매 수수료 파격 인하로 한동안 잠잠했던 증권업계의 위탁수수료 인하경쟁이 다시 점화될 전망이다. 특히 위탁매매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의 파격적인 인하라는 점에서 업계에서는 무리한 수수료 경쟁이 촉발돼 다시한번 수익기반의 뿌리가 흔들리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증권사, 위탁수수료 경쟁 재연되나


◇증권사 수수료 인하 검토=지난해 한국증권이 '뱅키스'를 도입, 온라인 위탁매매 수수료를 파격적으로 낮춘데 이어 최근 대우증권이 유사서비스를 준비 중에 있다. 대우증권은 자사가 제휴를 맺은 은행에서 신규 가입하는 고객에 대해 온라인 위탁매매시 0.024%의 수수료를 적용할 방침이다.



대우증권이 파격적인 수수료 인하를 준비하자 경쟁사들도 잇따라 수수료 인하를 검토 중에 있다. 한국증권과 달리 위탁시장에서 가장 많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대우증권이 수수료를 인하하고 나섬에 따라 적잖은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투자증권, 동양종금증권, 삼성증권 등이 온라인수수료 인하를 검토 중에 있으며, 앞서 서비스를 제공 중인 한국증권도 서비스 개선을 고려하고 있다.



한국증권 관계자는 "서비스를 선보일 당시 타사들이 비슷한 서비스를 준비할 줄 알았는데, 근 1년만에 대우증권이 수수료율을 파격적으로 내리며 서비스 제공에 나설지는 몰랐다"며 "대우증권이 수수료율이 어떻게 내리느냐에 따라 같이 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온라인 수수료 갑자기 왜 내리나=이처럼 증권사들이 때 아닌 온라인 위탁매매수수료를 낮추는 이유는 최근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면서 거래량이 부쩍 늘어난데다, 무리한 지점확장보다는 온라인 수수료 인하를 통해 신규 고객을 늘리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신용융자제도 개선이후 오프라인(지점)을 통해 주식을 매매하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매매수익에 대한 부담감도 줄어든 만큼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하는 데 최적이라고 판단한 것.


 실제로 지난 8월 한달간 온라인 주식거래대금은 94조6813억4700만원으로 금액은 지난 3월 60조123억1000만원보다 57.8% 늘었지만 전체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2%로 3월의 55%에서 3%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비해 지난 8월 오프라인 거래대금은 86조2891억9100만원으로 지난 3월 49조6758억9300만원에서 73.6% 급등, 상승률이 온라인 거래대금을 앞지르며 전체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포인트 확대됐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간접투자 활성화 등으로 과거 위탁중심의 천수답식 영업에서 많이 자유로워졌지만 여전히 증권사의 주수입원은 위탁매매"라며 "또, 자산관리영업이 자리잡기 위해선 많은 고객을 확보해야 하는데 수수료 만큼 효과적인 마케팅은 없다"고 말했다.



◇"시대에 역행"..비난도 이어져=그러나 이번 대우증권의 파격적인 수수료 인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않다. 이미 대우증권과 함께 수수료 인하를 검토 중인 증권사들이 잇따르고 있으며, 심지어 대우증권보다 더 낮은 수수료를 적용하려는 증권사들도 눈에 띠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은행 연계계좌 서비스의 경우 제휴은행에 지불하는 수수료와 유관기관 수수료 등을 감안할 때 대략 0.014% 정도가 BEP 수준"이라며 "대우증권도 보다 더 낮은 수수료를 고려하는 증권사들은 마케팅 비용 등을 감안할 때 거의 마진을 남기지 않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증권사들이 강세장과 간접투자시장 활황으로 적잖은 이익을 남기고 있지만 전체 수익의 3분의 2이상을 차지하는 위탁매매에소 무리한 수수료 경쟁이 일어난다면 과거와 마찬가지로 또다시 수익구조가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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