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경영, 사원이 먼저 실천하자

남재우 한국기업윤리경영연구원 부회장 2007.09.24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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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추석을 맞이해 대-중소기업이 윤리경영 함께 생각해봐야

윤리경영, 사원이 먼저 실천하자


기업의 윤리경영은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이 중요하다. 그것의 실천은 최고경영자의 의지나 행동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그 회사의 사원들이 이를 행동으로 보여줄 때 더 빛을 발하게 된다.

일본의 킷꼬망간장 이나 일본햄 같은 식료품회사들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는 점은 우리들에게 많은 교훈이 된다. 특히 킷꼬망의 경우 식품안전과 소비자 만족실현, 음식문화의 발전과 지역사회의 공헌 그리고 폐기물의 재활용과 감축 등 기업이 할 일들을 하나하나 열거해놓고 이를 실천에 옮기고 있다.



일본햄에 수입 쇠고기를 국산으로 속여 납품한 일본의 유키지루시사는 유해 식자재사용 사건으로 신뢰를 상실해 사라졌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기업윤리면에서 180도 변신을 꾀한 일본햄은 자국민의 사랑 받는 기업으로 우뚝 서게 됐다.

이러한 일본의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높아진 이해관계자들의 의식은 기업들에게 상품의 높은 품질뿐만 아니라 높은 기업윤리까지도 요구하고 있다.



경영관리자의 윤리성 결여나 직원들의 사소한 실수까지도 기업의 이미지에 치명타가 되어 그 존립에까지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윤리경영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생존을 위한 필수요건이다.

업무 중 윤리적인 판단 문제에 부딪칠 때 무엇이 가장 최선의 해답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바람직한 것은 직원이 자유롭게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하고 소신 대로 일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사원들의 여러 가지 근로 행위는 회사의 윤리강령과 일치되어야 한다. 따라서 회사의 정책이나 선례 또는 절차로는 판단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때 가장 적절한 행동방침을 윤리경영 가이드라인을 통해 알려주는 것은 아주 좋은 일이다. 내부에 윤리경영 가이드라인을 확정하고, 내부자 고발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사원들의 윤리의식을 고취시켜야 한다.


한국기업윤리경영연구원이 특허 출원하고 있는 내부고발 시스템이 바로 헬프라인(HELP LINE)이다. 이 헬프라인 같은 관련 의사소통 채널이 없거나 부실하면 문제가 된다. 더구나 관계자가 이를 경영윤리기준에 입각하여 처리하지 않는다면 그 문제는 더 커지게 된다. 자칫 잘못하면 매우 큰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추석을 맞이하여 거래처에 어떤 추석 선물을 보내야 하는지 고민하는 회사들이 많다. 한국기업윤리경영연구원에서 여러 회사의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그 조사 내용 가운데 비윤리적 의사결정을 할 때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사항을 꼽아보라는 질문에서 '그것이 관행이므로'라든지, '다른 회사도 그렇게 한다'는 대답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결과가 나왔다.



사회의 관행이 모두 부정적이라는 뜻은 아니지만 우리들이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행하게 되는 일을 그냥 받아들이는데 너무 익숙해 있지는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추석을 맞아 '관행'이란 이름으로 거래처에 뇌물을 준다든가, 뇌물을 받는 행위가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 남아있다.

"나 하나 정도는 괜찮겠지", "관행이니까 그렇게 해도 괜찮겠지"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뇌물뿐만 아니라 같은 사원이 저지르는 불법행위나 비윤리적 행동을 보고도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 어떤 방법으로든 신고를 하거나 관련 부서에 알려주어야 한다. 바로 사원들 자신이 실천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문제가 생겼을 때 내부자가 고발치 않으면 사건자체가 땅에 묻히고 만다.

대기업에서는 추석을 맞이하여 '안주고 안받기'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그러나 거래업체 가운데는 아직까지 이를 모르거나 아니면 알면서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 임직원들에게 크고 작은 명절선물을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깨끗한 기업문화를 위해서는 대-중소기업이 함께 윤리경영을 실천해야 한다. 10월 25일 우리 한국기업윤리경영연구원에서 '대-중소기업 함께하는 윤리경영 세미나'가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윤리경영은 경영자 한 명의 힘으로는 할 수 없다. 사원들의 힘이 모아져야 윤리경영의 이름으로 회사의 윤리경영 가치가 부여된다. 이번 세미나는 윤리경영 실무자들의 윤리경영 실천의지를 모색할 수 있는 좋은 자리가 될 것이다.

사원들이 관행이란 이름으로 받는 '추석 인사 선물'이 기업이 쌓아놓은 윤리경영에 보이지 않는 손실을 가져다 준다는 것을 이제는 사원들도 책임의식을 갖고 윤리경영에 앞장 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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