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孫에 '냉소'…"불쏘시개 몰랐나"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07.09.20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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孫 친정 한나라 "그럴줄 알았다"..DJ·盧心 없이 孫 후보 못돼

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 후보의 '일탈'에 대한 한나라당의 반응은 어떨까.

한나라당은 손 후보가 탈당 전 14년의 긴 시간을 보냈던 옛 둥지다. 대권에 도전할 만한 거물 정치인의 경력을 쌓은 곳도 바로 한나라당이었다.

결론적으로 말해 한나라당의 반응은 '냉소'에 가까웠다. '재가'했다가 '소박'맞은 며느리를 바라보는 '시어머니'의 심경과 비슷했다.



가장 두드러진 반응은 "그럴 줄 알았다"는 '냉소'였다. 손 후보의 순진함이 '화(?)'를 불렀다는 견해가 주류였다.

"당연한 결과(박형준 대변인)" "신당 경선 결과는 3살 먹은 어린애도 다 아는 것(장일 부대변인)"이란 말이 나왔다.



장 부대변인은 좀더 직접적으로 "경선에 참여한 손학규, 정동영 후보만 모르고 있는 것 같다"고도 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손, 정 후보 비판과 '친노 단일화'를 염두에 둔 발언이다. 신당 경선이 이해찬 후보를 대선 후보로 뽑기 위한 '수순 밟기'라는 의미다. 손 후보는 경선 흥행을 위한 '불쏘시개'였다는 뜻도 담겨 있다.

DJ가 손 후보의 범여권 합류 직후 진한 '애정'을 표한 것도 '페이스메이커'로 이용하려는 전략이었다는 견해도 나왔다. 한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손 후보를 '얼굴마담'으로 내세우려 했다는 건 너도 알고 나도 아는 '상식'"이라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안 된다고 하는 대표적인 인물이 손 후보인데 현직 대통령의 '입김'을 가벼이 여겼다(이명박 후보 측근)"고도 했다. 노 대통령에게 '찍히면 낙마한다'는 이른바 '노의 저주'가 현실이 됐다는 것이다.

장일 부대변인은 "DJ와 '노심'을 얻지 못한 사람이 신당의 후보가 되는 일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일'보다도 어려운 것"이라고 정리했다.



범여권 지지자들이 갖는 '출신 성분'에 대한 거부감을 드는 의견도 나왔다. 한 당직자는 "10년 만에 한나라당에 정권을 내줄 위기에 내몰린 범여권 지지자들이 한나라당 출신을 대선 후보로 선택하겠느냐"며 "손 후보만 이 점을 몰랐던 것 같다"고 비꼬았다.

손 후보의 '잠적'을 사퇴 수순으로 보는 이는 적었다. 손 후보측이 밝힌 대로 경선 방식과 경쟁 후보, 당 지도부에 대한 '압박' 수준이라는 게 주된 견해.

한 의원은 "손 후보가 '사퇴'할 가능성은 낮다"며 "경선을 포기하면 손 후보의 정치적 입지 자체가 사라지는 꼴이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당의 한 관계자도 "손 후보는 위기때마다 '칩거'와 '잠적' 등의 방법을 택했는데 모두 '압박용'이었다"며 "한나라당을 탈당할 때는 '범여권'이란 거처가 있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사퇴 등 극단적인 결정을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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