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공제회 해태제과 투자 '남는 장사'

머니투데이 박홍경 기자 2007.09.18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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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적자 불구 56억원 배당금 챙겨

해태제과가 올들어 극적인 흑자반전에 성공하며 재상장 가능성이 높아지자 크라운제과의 해태제과 인수에 참여했던 군인공제회의 색다른 투자법이 세간에 관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군인공제회는 해태제과의 IPO 성사시 막대한 시세차익을 거머쥘 기회를 잡게 됐을 뿐 아니라, 설사 IPO가 불발된다고 하더라도 매년 상당한 규모의 배당금을 챙길 수 있다.



해태제과에 700억원을 투자한 군인공제회는 지난해말 기준으로 우선주 27.1%를 보유중이다. 내년 해태제과의 IPO가 성사된다면 공모가에 따라서는 현금으로 막대한 차익을 거머쥘 수 있다.

군인공제회의 해태제과 지분 인수 가격은 주당 12만3000원 정도. 내년 상장설이 힘을 받으면서 업계에서는 해태제과의 공모가에 대한 주판알 튕기기가 한창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해태제과의 영업환경 악화로 공모가가 낮게 형성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회사 측이 공모가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해 쉬쉬하고 있다"면서 "최근 실적개선세가 뚜렷해지면서 펀더멘털 개선상태에 있고 기관투자자들의 인수가격도 고려해 공모가가 결정되리라 본다"고 전했다.



공모가가 기대에 못미치거나 IPO가 성사되지 않더라도 군인공제회가 크게 아쉬울 것도 없다. 지분 확보 이후 7년이 되는 날까지(2011년까지) IPO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 크라운제과 측에 투자금액 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와 함께. 뿐만 아니라 매년 56억원에 해당하는 배당금까지 챙기는 내용의 계약을 맺어 놓았다.

크라운제과는 이같은 트리거 조항에 대한 담보로 해성농림의 토지 250억원과 크라운제과의 해태제과 지분을 제공한 상태다.

특히 군인공제회는 크라운제과 컨소시엄 내에서도 다른 기관들에 우월한 지위를 보장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태제과 인수 당시 컨소시엄에는 군인공제회 외에도 KB창업투자와 KTB가 각각 200억원, 100억원을 투자했는데 이들이 보통주 7.7%와 3.9%씩을 보유하고 있는 것과 달리 군인공제회는 우선주를 확보했다.

해태제과의 정관상 최소 우선주배당금은 액면금액 기준으로 1% 이상이지만 크라운제과와 군인공제회 간 별도의 계약에 의해 우선주 배당금이 매년 56억원으로 정해졌다. 상환일까지 투자액 700억원에 대한 11%의 만기수익률을 보장받았는데 이를 배당금으로 받아가는 식이다.



수익률이 이에 못미칠 경우 크라운제과 측에 약속어음이나 현금을 요구할 수 있다.
크라운제과가 지급보증 계약을 맺고 77억5800만원의 보증금을 포함해 115억800만원 규모의 약속어음을 제공한 것.

이에따라 2006년 해태제과가 537억4400만원의 순손실을 냈음에도 우선주배당금 56억원이 지급됐다. 전년에도 463억6300만원 손실이 났으나 군인공제회는 28억2300만원을 챙겼다.

다른 기관들의 경우 만기수익률이 10%로 1%포인트 낮고, 군인공제회와 같이 매년 이자를 받아가는 형식이 아니라 약정 사항들이 이행되지 않아 풋을 행사할때 지급받게 된다.



또 해태제과의 연간 영업이익이 200억원에 못미치는 경우 배당을 할 수 없도록 돼있으나 군인공제회에게만은 예외로 차입 약정이 맺어져 있다.

해태제과는 2005년 초 크라운제과에 인수된 이후 직장폐쇄에 과자 유해성보도까지 겹치면서 지난해까지 대규모 영업적자를 냈으나 올 상반기에 극적으로 흑자로 돌아서 내년 IPO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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