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W LP,주문체결 지연돼 헷지 어려움

머니투데이 박영암 기자 2007.09.12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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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증권사 주식워런트증권(ELW) 김모 트레이더는 12일 개장직후 삼전전자콜ELW를 헤지하면서 의도하지 않은 손실을 입을 뻔했다. 헷지용으로 ELW 매도금액에 상응하는 삼성전자 주식을 매수해야 하는데 체결이 20초 이상 지연되면서 당초 헤지비용보다 비싸게 사들였다.

김모 트레이더는 "최근들어 잦아진 시세정보 제공과 주문체결 지연으로 기초자산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대응하지 못해 ELW를 헤지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ELW를 대량 발행한 상위 증권사들은 개장직후 기초자산이 움직일 때 시세정보 제공과 주문체결 지연으로 ELW 등락에 상응하는 현물헤지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직 유의미한 손실을 입지는 않았지만 파생상품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전산시스템의 불안정은 유동성 공급자(LP)들에게 매우 큰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김모 트레이더의 하소연처럼 주식 시세지연과 체결지연으로 LP들이 헤지를 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개장직후와 폐장직전에 주문 후 체결까지 20초 이상 걸리는 경우가 자주 발생해 적정한 헤지전략을 구사하는데 애로가 크다고 말한다.



차기현 우리투자증권파생상품팀 차장은 "ELW부서 전체의 손익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증권선물거래소의 전산시스템 용량부족으로 현물헤지에 고충이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개별종목 ELW는 호가 간격(스프레드)를 넓혀 대응하고 있지만 호가간격이 좁고 발행물량이 많은 코스피200ELW는 주문이 즉각 체결되지 않아 종종 손실을 입기도 한다"고 밝혔다.

물론 실시간 정보제공과 주문체결 지연이 헤지에 별다른 장애물이 아니라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이경하 대우증권 ELW부장은 "LP들이 개장직후 ELW 매각금액만큼 주식을 매매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난해10월 북핵실험 사태처럼 호가가격의 왜곡이 아니고 단순히 시세가 늦을 경우 헤지에 별다른 어려움은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ELW 시장의 한단계 성숙을 위해서 '시세지연'과 '체결지연'은 반드시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부 외국계 증권사에서도 시세정보 지연에 대해 이해하기 힘든 반응이다. 한 외국계 증권사 ELW 관계자는 "실시간 시세정보 제공과 주문체결은 자본시장의 기본 인프라"라며 "싱가포르나 홍콩에서는 이같은 현상은 상상도 못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거래소도 시세지연에 따른 LP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해결책을 내놨다. 최근 ELW의 최소발행금액을 10억원에서 30억원으로 확대했다. 발행금액 확대로 가급적 발행종목수를 줄이겠다는 의도다. 또한 한달간 매매가 없을 경우 상장폐지할 수 있는 규정을 회피하기 위해 LP들이 특정 종목을 인위적으로 거래시키는 것도 가급적 중지시킨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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