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막내=6년차…'새피' 수혈 꽉 막혀

머니투데이 여한구 기자 2007.09.10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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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이후 신규공채 끊겨

"6년차 중고 신입사원 신세를 언제나 면하게 될까요"

한·일 월드컵이 열린 2002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행정직으로 입사한 한 직원의 푸념이다.

건보공단은 그해 128명의 5·6급 신입사원 공채를 실시하고 나서 여지껏 공채 다운 공채를 해보지 못하고 있다. 매년 결원이 생긴 연구직이나 전산직만 충원했을 뿐이다. 올해도 전산직 20여명만 채용할 계획이다.



건보공단이 이처럼 5년이 넘도록 '새 피'를 수혈하지 못하는 것은 예산권을 쥔 기획예산처가 신규직원 공채 승인을 내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공단측은 매년 신규 행정직 공채를 신청하고 있지만 '퇴짜'만 맞고 있다.

신규직원이 들어오면 정원(1만334명)을 초과한다는게 주요 이유다. 그 속에는 신규직원을 뽑고 싶으면 자체 구조조정을 하라는 압력이 담겨 있다. 2000년 7월 국민의료보험관리공단과 139개 직장조합이 통합될 당시 1만5000여명에 달하던 직원수는 30% 가량 줄었음에도 건보공단에는 '방만' '공룡'이라는 여전히 꼬리표가 따라다니고 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지금도 직원이 너무 많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해 우리 주장이 먹혀들 틈이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렇다면 자체 조정이라도 해야하지만 강성 노조가 버티고 있어 쉽지 않고, '안정·보수화' 바람이 불면서 나이가 차서 퇴직하는 자연퇴직 외에는 도대체 결원이 생기지 않는다. 때문에 건보공단은 직원의 평균연령이 약 45세 이를 정도로 노령화돼 있다. 인사적체가 심각함은 물론이다.

내년 7월 시행되는 노인장기요양보험법도 건보공단에게는 큰 고민이다. 공단측은 관련 제도 운영 및 관리를 담당할 직원 1500여명이 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기존 인력의 전환을 통해 자체 해결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


공단 인사팀 직원은 "내년에는 퇴직자가 상당수 돼 모처럼 행정직 공채를 실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입출구가 막혀 있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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