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명예로운 후퇴' 택할까?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7.09.09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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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증시 체크포인트] FOMC 앞둔 눈치보기 극심

D-데이, 카운트 다운.

이번주 미국 증시는 18일로 예정된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눈치보기가 절정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주말 예상을 뒤엎는 부진한 고용지표와 이로인한 증시급락을 목격한 월가는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이다.
관심의 초점은 금리인하 여부가 아니라 '시기'와 '폭'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미 '선제적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월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 한주간 다우지수는 1.8% 나스닥과 S&P는 각각 1.2%, 1.4% 하락했다.특히 지난주말 발표된 비농업부문 고용지표는 FRB로서도 신념이 흔들릴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이미 연방금리가 9월중 50bp(0.5%포인트)떨어질 가능성을 75%로 보고있다.

전임자인 앨런 그린스펀과 달리 '돌다리도 두드려 보는' 신중한 스타일의 벤 버냉키 FRB의장이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압력은 거세지고 있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달 7일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25%로 유지했다가 17일 긴급 회의를 열어 재할인율을 인하, '뒷북'이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지금껏 FRB는 금융시장 불안이 실물경제전체로 확산될 것으로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조기에 대폭으로 금리인하를 단행할 경우 시장의 압박에 굴복했다는 오점을 남기게 된다. 진퇴양난일수 밖에 없다.

FOMC에 앞서 '명예로운 후퇴'의 명분을 흘릴 멍석은 여러 군데 깔려있다.
벤 버냉키 의장은 11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독일 연방은행 분데스방크 컨퍼런스에참석, '국제 시장불균형의 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연설한다. 자넷 옐렌 샌프란시스코 연준 총재는 10일 NABE(전미 기업경제학 협회) 모임에서 경제 현안에 대해 강의한다. FOMC에서 금리결정 투표권을 가진 연준 이사 프레데릭 미쉬킨 역시 10일 뉴욕대에서 강의가 예정돼 있다.

일부에서는 연준이 기존의 경제상황인식을 급격히 바꿈으로써 권위를 상실, 중앙은행의 권위가 실추되는 것을 우려, 0.25%포인트 정도의 금리를 인하하는 데 크칠 것이라는 관측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버냉키, '명예로운 후퇴' 택할까?


이번주 예정된 경제지표들 역시 금리인하를 가늠할 수 있는 민감한 내용들이 많다.

목요일(13일)로 예정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건수 지난주말 비농업 고용충격이 있었던 터라 어느때보다 관심이 간다. 지난주 31만8000건에서 이번주는 32만5000건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금요일로 예정된 8월 산업생산 역시 예상보다 낮게 나오게 되면 생산은 침체되고 실업은 늘어나는 전형적인 '경기침체(리세션)'에 대한 우려를 키울 것이다.
산업생산은 0.3% 증가, 전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의 개학 특수로 인해 소매판매가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그나마 긍정적인 지표가 될 것이다. 0.5-0.6%증가, 전달의 0.3%보다 호전될 전망이다.
같은날 발표되는 미시간대 9월 소비자 신뢰지수 역시 소비문야의 경기지표로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는 지난 8월, 83.4로 전달의 90.4에 비해 크게 하락한 바 있다.

다음주 시장에 영향을 미칠 대형 기업들의 실적 발표는 예정돼 있는게 없다. 오히려 대형 투자은행들이 다음주인 17일 대거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시장 주가에 선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길고 긴 여름 휴가 기간이 끝나면서 시장의 거래량은 늘어날 전망이다. 금융시장 동요와 무관한 '안전 지대'를 찾는 투자자들에게 실적변동이 심하지 않는 방위산업, 의료 등 '전통 주식'이 주목을 받을 수 있다.



직접적인 시장변수는 아니지만, '9.11테러' 6주년도 시장으로서는 찜찜한 변수다. 이미 오사마 빈 라덴은 지난주말 공개된 최신 비디오테이프에 등장, "미국은 군사·경제 파원에도 불구하고 매우 취약한 존재"라고 약을 올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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