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총재" 외화대출 규제, 예외둘 생각 없다"

머니투데이 김동희 기자 2007.09.07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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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문답]9월 금융통화위원회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기자회견

[모두발언]

오늘 금통위에서는 한국은행 정책목표인 콜금리목표를 현수준 5%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국내 경기상황을 보면 경기는 지난 몇달동안 예상했던 대로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수출이 두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고 소비도 비교적 견실하다. 설비투자가 여름부터 증가율이 낮아진 모습이고 건설투자는 미미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8월에 소비자 물가가 안정됐다. 예전에는 여러가지 자연재해로 올랐는데 올해는 그런게 없었다. 소비자 물가 전년동월대비 상승률이 2%에 그 전월 2.5%에 비해 많이 내려갔다. 그러나 근원물가 추이에서 보듯이 물가의 추이는 상승이 높아지는 쪽으로 보고 있다. 8월과 7월에 근원물가지수는 2.3%다.

최근의 국제 원유가격이 상당히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국내 경기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물가의 전체적인 흐름은 4.4분기와 내년으로 넘어가면서 상승율이 높을 것이다. 물론 한국은행의 목표수준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국내 금융시장은 자금수급에는 문제가 없다. 은행의 여신활동도 순조롭고 유동성을 나타내는 각종 통화지표 증가율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단지 국제금융시장이 8월초부터 불안했기 때문에 주식시장, 외환시장의 가격변동이 심했다. 원화의 환율이 상당히 상승해 있는 수준이다.



원/엔 환율도 올랐다. 원달러 환율은 상당히 상승한 수준이고 환율의 상승폭도 커졌다. 주식시장도 국제금융불안의 영향으로 상당히 하락했다가 지금은 회복했다. 변동성이 커진 것이 특징이다. 경제가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가를 고려할 수 있다.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실무 쪽에서 우리에게 영향을 주는 것은 크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수입수요, 수출수요 등에서 우리나라 경제에 파급될 텐데 미국의 주택시장 불황은 이미 2005년 하반기부터 좋지 않았다. 단지 최근의 금융시장 불안이 미국 주택시장 불경기나 침체를 당초 예상상보다 길게 끌고 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큰 영향을 줄지도 불확실하다. 국내 실물경제는 국제금융시장 불안의 영향을 현재로서는 받고 있지 않다. 주가나 환율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히 많이 원상으로 회복해 국내 실물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국내 경기 전망은 한은의 몇달 전 전망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하루이틀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한동안 잠잠해졌다가 외국 금융기관의 문제가 알려지면 국제금융시장이 흔들릴 요인은 있다고 보고 있다.


우리도 그런 영향에서 벗어나 있다고 볼 수 없고 내년 국내 수출에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국내 경제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본다. 현재 경제 성장예상은 4%대 후반을 전망했고 물가도 2.5% 상승을 예상했다. 내년은 이것보다 조금 높게 예상했지만 현재로서는 순항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문일답]



▶ 이번 금통위에서 콜금리를 동결하고 원론적인 언급을 했다. 미국 서브프라임, 유동성 등의 상황을 지켜봐야한다는 뜻인가.

- 물가상승율은 앞으로 높아지겠지만 그것이 목표로 세운 중심선 3%보다 낮을 것으로 보여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유동성 증가가 당장 물가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오래 지속된다면 언젠가는 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게 걱정 거리였다. 작년은 부동산도 걱정이었다. 그동안 상당부분 금리 조정이 있었고 자산시장에도 변화가 있었다. 상황변화를 그동안의 변화를 지켜보고 판단하는게 좋다는 생각이다.

▶ 미국 서브프라임이 실물경제에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고 했다. 판단 근거는.



- 영향을 받고 있지 않은 이유는 우리나라의 금융기관들이 미국의 금융불안과 관련된 금융자산을 많이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것 때문에 국내 금융기관의 손해를 본다는 걱정이 적다. 또 하나는 미국은 자기나라 문제지만 국내에 실물쪽에 파급이 되려면 우리나라 수출을 통해서 온다. 물론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기업들의 외자조달에는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준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나라 경제에 표나게 영향을 주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점에서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불안이 그 쪽 실물쪽으로 번져나갈지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국내에 영향을 주는 것도 시간이 필요하다.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보지는 않는다.

▶ 스왑시장의 달러 유동성이 부족해 한은의 지원을 바라고 있는데 이에 대한 한은 스탠스는 어떤가. 또 중견 건설사의 부도가 나면서 ABS ABCP 우려가 크다. 이에 대한 생각은.

- 스왑시장에서는 스왑레이트가 벌어져서 차익거래 유인이 커져 있다. 안정된 상황은 아니다. 원인은 조선중공업체의 선물환 매각과 국내 거주자의 해외증권 투자자가 환율 변동위험을 헷지하기 위한 선물환 매각이 영향을 줘서 스왑레이트가 벌어지고 있다. 한은은 시장의 수급상으로 발생한 일은 원칙적으로 시장에서 해결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서 해결이 되지 못해서 시장의 운영이나 경제 전체에 큰 어려움을 가져올 상황이 되면 당국이 어느정도 조정하는 역할을 해야할 것으로 본다. 지금까지 한국은행의 입장은 스왑시장의 불균형이 존재했지만 시장에서 일어난 일은 시장에서 해결해야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당국의 역할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까지는 시장에 맡겨놨다. 한국에서 주택시장의 문제가 커질 수 있다는 문제에 대해서 한은도 1-2년 전부터 감독당국과 정부에서 관심을 가지고 조사와 협의를 하고 있다. 최근에 와서 한 두개 지방 건설사 부도와 관련해 위험이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아직까지 금융기관이 그 것 때문에 손실을 입은 것은 없다. PF와 그것과 관련된 제2, 제3 금융기관 부실화 문제는 조금 경계심을 가지고 보고 있는 상황이다.



▶ 8월 콜금리 인상했을 때 서브프라임 모기지 불안사태가 발생, 한은 정책기조에 대한 비판이 많았다. 시중 유동성 증가세도 증가하고 있다. 콜금리를 인상하지 않았다면 어땠을 것으로 생각하느냐.

- 당국자가 자기가 취한 결정에 대해 외부 반응에 하나하나 반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결국은 시간이 지나면서 평가가 저절로 내려질 것이다. 가령 2001년 2002년 2003년에 있었던 일에 대해서는 지금와서 대충 평가가 내려졌다. 8월 콜인상에 대해서는 1년쯤 지나서 어땠다고 평가할 수 있어 하나하나 다 설명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지난달 8월 9일과 10일에 그런 상황이 발생해 하반기 문제가 더 커진다는 것을 정확하게 알기는 어렵다. 앞으로도 불쑥불쑥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작년에도 있었고 7월에도 있었다. 몇달 사이에 해결될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도 일어날 수 있다. 다만 그런 일이 생긴다 해도 한국금융과 경제가 받는 충격은 범위가 제한적이고 시간이 상당히 소요될 것이다. 만일 그런일이 발생해서 국내에 영향을 줄 때까지 6개월이나 1년이 될지 모르기 때문에 문제의 실현까지 어떤 결정을 해야하느냐가 한은의 생각이었다. 매달 그 문제만 보고 지금 상태로 끌고 가는게 좋은 것이냐 콜금리를 올려놓고 지켜보느냐의 생각을 해서 8월 콜금리를 인상하게 된 것이다. 시장은 두 달 연속 인상한 적이 없다는 생각을 많이 한 것 같은데 한은이 콜금리를 목표로 통화정책을 운용한 것이 오래되지 않았다. 더욱이 그 동안은 콜금리를 낮춰가는 추세였다. 두 달 연속 인상이 큰 고려요소는 아니었다. 밖에서 채권거래하는 등의 시장에서 두달 연속 인상하지 않은 것에 의미를 둔 것과 간격이 있었다.

▶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가 큰 영향을 주지는 못했지만 미국 사태에 대해 국내 국제금융시장 동향팀이 사태를 미리 감지할 능력이 없는 것인가.



- 감지를 하고 있다. 그러나 8월 10일인지 9월10일인지까지는 정확하게 알수 없다.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은 충분히 이야기 됐던 것이다. 우리가 얻는 정보도 다른 데서 나온 정보에 의존해서 판단할 수 밖에 없다. 그 시점까지 나온 정보를 가지고 한은이 판단을 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생각한 것보다 결과적으로 8월이후 생긴 상황이 충격이 컸다는 것은 사실이다. 정보에 대해 깜깜했던 것은 아니고 상당한 수준의 정보를 수집했다. 정책결정에 바탕이 돼 있었다.

▶ 국제금융시장 불안가능성으로 안전자산 선호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외환보유고로 인한 주식투자 시기 등이 늦어질 수 있나. 또 외환보유액의 투자수익률 공개를 검토중인 것으로 아는데 생각이 바뀔 수 있는가.

- 첫번째 문제는 원래 중앙은행이 그렇고 한국은행도 외환보유액으로 운용한 자산의 위험 등은 상당히 보수적이다. 지금까지의 태도보다는 조금 더 위험부담을 키워도 되지 않겠냐는 생각이었다. 그것이 지금 문제된 그런 종류의 자산과는 상당히 거리가 멀다. 한참동안 그런 위험자산에 갈 것 같지는 않다. 주식투자는 자산보유액 투자를 검토하겠다는 근본적인 방법은 다르지 않다. 투자위험에 대해 상황이 달라진 것은 사실이다. 이런 것들은 고려하지만 아직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니다. 수익률을 공개하지 않았다. 수용할 수 있는 환경의 문제다. 세부적으로 공개했을 때 염려하는게 두가지다. 하나는 단기적인 업적을 올리는데 관심을 두도록 자산운용자들을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성과가 해마다 발표되면 자신이 담당하는 시절의 성과에 신경을 쓸수 밖에 없어 외화자산운용담당자에게 압력을 가하게 된다. 다른데도 마찬가지지만 우리나라에서 자산수익률이 발표됐을 때 일반적인 반응과 노르웨이 중앙은행이 정부로 부터 위탁받아서 하는 것이나 홍콩 등의 상황이 달라 한은으로서는 우려를 가지고 있다. 또한 한은의 외환보유액운용 규모가 크다. 자세하게 투자수익률을 들어가다 보면 중앙은행의 자산운용 구성과 전략이 상당히 노출돼 우리자산운용에 유리하지 않다. 투자수익률에 관해서 뿐만아니라 개인적으로는 본질적으로 많이 알리고 투명한게 지배구조나 견재하는데 좋다고 본다. 내부적으로 외화자산운용에 관련된 정보를 조금이라도 더 많이 공개되는 쪽으로 가야한다고 담당자들과 이야기 하고 있다. 어느정도 까지라고는 수준을 말할 수 없으나 정보공개 수준을 높여가는게 맞다고 본다.



▶ 외화대출 용도제한 조치가 당초 생각하는 정책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보는가. 또 해운업계가 외화대출 용도 제한 조치를 철폐해 달라고 했다. 해운업계 등의 예외를 둘 생각은 있는가.

- 외화대출 용도제한 문제의 정책효과를 지금 이야기 하는 것은 이르다.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예외를 둘 생각에 대해서도 아직은 그럴 생각이 아니다. 세가지 정도를 볼수 있다. 단기외채 부분과 결국은 외화대출도 유동성이다. 유동성 공급의 압력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세번째는 원화가 일방적으로 강세를 보였기 때문에 원화는 계속강세고 외화는 계속약세라는 타성이 생겼다. 언제든지 바뀔수 있다. 특정통화로 가면 환율변화는 알수 없는 것이다. 기업들이 현재 금리가 싸고 해당 통화가 약세라고 해서 그 통화에 의존하다 보면 금리 변동과 환율변동위험에 많이 노출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 동안 한은도 시장에 대해 규제를 가하는 것이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을 잘 안다. 그래서 사실은 어떻게 보면 몇 년간 참아왔던 것이다. 가급적 안하면 좋은 것이다. 은행을 상대로 설득도 해보고 이야기도 했지만 최근의 일어나는 상황이 그런 설득만 가지고 부족하다고 판단을 했기 때문에 부득이 용도제한을 했다. 나라 경제에는 이익이 되나 개개의 기업은 불편할 수 있다. 개별적으로 예외를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건의서가 와서 실무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이런조치를 한 것은 사실 불가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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