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아시아로 가자" 亞펀드 붐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7.09.0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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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로 세계 사모펀드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사모펀드도 상당한 손실을 입었으며, 사모펀드들의 기업인수도 부진해졌다. 그러나 아시아시장은 예외다.

세계적인 사모펀드 회사들이 아시아 기업인수(바이아웃) 시장으로 몰려들면서 관련 펀드 규모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라고 뉴욕타임스가 3일 보도했다. 350억달러 이상의 사모펀드가 아시아지역의 기업인수를 위해 대기중인 것으로 분석됐다.



특이한 점은 이같은 아시아 사모펀드 붐은 신용경색이 강화되는 시점에서, 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린 시점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이지역 일부 주주들과 감독 당국은 해외사모펀드의 자국 기업 인수를 달가워하지 않는 성향도 있다.

이에 대해 애널리스트들은 사모펀드 회사들이 시장 혼란과 까다로운 규제를 위험이 아니라 새로운 수익 기회로 인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른 지역에서 성공적인 거래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인상적인 수익을 줬다는 명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리서치회사인 '더 센터 포 아시아 프라이빗 에퀴티 리서치'(CAPER)에 따르면 올 하반기 예상되는 아시아 사모펀드 규모는 250억달러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154억달러보다 57%나 증가한 수치다.

실제 대형 사모펀드 회사들은 기록을 세우기 위해 서로 경쟁하는 양상이다. 콜버그 크라비스 로버츠(KKR)는 올해 40억달러 규모의 아시아펀드를 조성했다. TPG(전 텍사스 퍼시픽 그룹)는 수주 내에 42억달러 규모의 아시아펀드 설립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CVC 캐피털 파트너는 50억달러 짜리 펀드를 만들었다.

물론 이는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시장보다는 작은 규모다. KKR은 유럽에서 77억유로(104억달러) 규모의 사모펀드를 계획하고 있다.


프라이빗 에퀴티 인터내셔널 잡지의 편집장인 앤디 톰슨은 "사모펀드에서 수익을 내려는 많은 규모의 자금이 있다. 특히 아시아는 지금 매우 매력적인 지역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아시아시장은 선진시장과 다른 높은 성장 모멘텀이 뒷받침되고 있다. 투자 성과도 낫다. 이에따라 큰손 투자자들이 미국 유럽 편중에서 벗어나 아시아시장에 관심을 기울이는 상황이다.



그러나 아시아 시장 투자가 성공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이 지역만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실패도 많다. CAPER에 따르면 올해 실패한 딜 역시 기록적이다. 7월까지 22건의 거래가 무산됐다. 규모로는 389억달러에 이른다. 이유는 규제 장벽과 주주들이 가격 등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CAPER의 이사인 캐트린 Ng는 "아시아의 사모펀드 회사는 수십억달러보다 수백만 달러의 딜을 찾는게 낫다. 기업을 통째로 사기보다 소수 지분을 사는데 만족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업 경영권을 인수하고 다시 팔아 차익을 실현하는데 규제가 어느 지역보다 많기 때문이다.

규제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사모펀드에 대한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Ng는 "사모펀드는 매우 창의력이 풍부하다. 규제를 극복하는 아이디어가 나올 것"이라며
"시장상황이 우호적인 것은 아니지만 연기금펀드, 보험회사 처럼 장기투자를 하는 투자자들이 사모펀드에 더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7월말 기준 집행되지 않은 사모펀드 자금이 357억달러에 달한다며 규모는 급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홍콩에 있는 TPG의 수석 파트너인 댄 캐롤은 "아시아시장의 높은 변동성은 특이한 현상이 아니다. 변동성이 높은 국면에 이뤄진 딜이 더 좋은 성과를 내는 경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아시아지역의 중심은 호주에서 중국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톰슨 파이낸셜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호주에서 성사된 사모펀드의 딜은 123억달러로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지역 1위였고 중국은 6억7870만달러로 6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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