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은 "경영여건상 수수료 인하가 여의치 않지만, 영세 자영업자들만 대상으로 한다면 사회적 책무차원에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간이과세자들은 연소득 4800만원 미만의 자영업자이니, 카드사들이 내세운 명분과도 맞는만큼 원만한 합의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점은 금융당국의 고민이기도 한데요, 별다른 방법이 없었는지 아예 고객서비스 축소를 명문화한 정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카드 고객에게 제공되는 각종 할인, 포인트 등 마케팅 비용을 줄이라는 것이지요.
가장 타격이 큰 것은 카드사에서 유일한 서민금융 상품이라고 볼 수 있는 체크카드입니다. 저신용자와 젊은이들이 즐겨 사용하는데 평균 이용액은 3만7000원꼴로, 신용카드(6만7000원)의 절반 가량입니다. 그간 할인혜택 등이 없다 최근 주유할인, 포인트적립 등이 도입되기 시작했는데, 체크카드도 가맹점 수수료가 대폭 인하되면 이런 서비스는 기대하기 힘들 것입니다.
서민금융 대표기관인 저축은행, 신협, 새마을금고에서도 조만간 체크카드를 발급할 예정인데, 시작부터 여건이 좋지 않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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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과 카드사, 금융당국 모두 할 말이 많을 듯 합니다. 하지만 서민경제 활성화를 명목으로 만들어지는 정책이 정작 촛불밑의 그늘을 외면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영업자들이 대형 할인점보다 부담이 크다는 왜곡현상이 서민 소비자들에게 또다시 전가돼서는 곤란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