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STX (5,320원 ▲20 +0.38%)그룹이 2005년 팬오션을 싱가포르 증시에 상장시켜 3800억원을 회수한 상태이므로 STX그룹은 팬오션 인수금액의 2배에 육박하는 금액을 확보하게 됐다.
27일 STX그룹에 따르면 STX팬오션은 이번에 3억4309만6410주를 모집하며 이중 우리사주 배정분(20%, 6861만여주)을 제외한 2억7447만여주를 일반공모한다.
STX팬오션은 "싱가폴 증시와 교차상장하는 상황을 고려해 공모희망가액을 산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STX팬오션이 참고용으로 제시한 위 가격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STX그룹은 4300억원을 주고 산 STX팬오션을 통해 최소 8100억원의 이상의 자금을 뽑아내는 셈이 된다.
업계에서는 STX팬오션이 이번 공모를 통해 유입되는 자금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STX팬오션은 지난 3월 한국 증시 상장과 관련해 싱가포르거래소에 낸 공시에서 "벌크선 등 선대확충, 재무구조 개선 등 미래의 성장을 위해 상장을 검토한다"고 이유를 제시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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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미래의 성장'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STX그룹이 M&A를 통해 성장해 온 만큼 추가적인 M&A 자금으로 활용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STX팬오션이 최근 선대확충을 위해 벌크선 10척을 발주하면서 자금조달방법을 '유보자금과 외부자금 조달'이라고 밝혀 상장을 통해 들어오는 자금 중 일부는 선박대금으로 쓰여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조선.기계, 해운.물류, 에너지.건설 등 3대 전략 사업부문의 균형성장'이라는 모토를 갖고 있는 STX그룹이 대한통운 인수전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더 두는 분위기다.
특히 서울중앙지법파산 4부가 지난 24일 법정관리중인 대한통운을 다음달초부터 추진키로 했다고 밝혀 이같은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서울중앙지법 파산4부는 "리비아 대수로 공사 최종완공증명서(FAC)가 곧 나올 예정이니 M&A를 추진하고 싶다는 대한통운의 요구를 받아들였다"며 다음달초 매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었다.
더욱이 STX팬오션이 대한통운 지분 14.8%를 갖고 있는 2대주주여서 STX그룹 차원에서 대한통운 인수전에 뛰어들 경우 STX팬오션의 공모자금은 자연스레 'M&A용 실탄'으로 이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