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히트 보르도TV뒤엔 협력사 있었다"

머니투데이 최명용 기자 2007.08.24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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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소기업 상생협력 국제컨퍼런스서 조석래 회장 "삼성전자 닮자"

"삼성전자처럼 중소기업과 협력합시다"

24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국제컨퍼런스에서 삼성전자의 상생모델이 회자됐다.

올해 2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는 상생협력 씽크탱크인 상생협력 연구회(이종욱 서울여대 교수)를 주축으로 산업자원부와 전경련이 공동 주최하는 행사다. 올해 행사는 현대자동차가 후원했다.



조석래 전경련 회장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삼성전자의 보르도TV는 제일정밀의 금형 기술덕에 만들수 있었다"며 "글로벌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경쟁에서 이기려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긴밀한 협력체제 구축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흔히 대기업은 중소기업의 기술을 빼앗는 악덕 회사의 이미지가 크다. 삼성전자의 경우도 그래 왔다. 그러나 상생에 대한 필요성과 효과로 대기업 중소기업의 관계는 변하고 있다.



조석래 회장이 언급한 삼성전자 보르도TV 사례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가 지난해 내놓은 보르도LCDTV는 전세계적으로 대 히트를 기록하고 있다. 1년 4개월만에 520만대가 팔리는 대기록을 세우고 있다.

보르도TV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세계인의 감성을 사로잡고 있다. 와인잔을 닮은 독특한 디자인과 매끈하고 반짝반짝한 광택 재질의 프레임이 특징이다.


이 디자인을 기획한 것은 삼성전자지만 이를 완성해 낸 것은 협력사 덕이다.

TV의 프레임은 금형이란 쇠덩어리 사이에 플라스틱 수지를 집어 넣고 고압과 고열로 이를 압축해 만든다. 종전까지 프레임은 섭씨60도로 가열해 수지를 녹이고 이를 압축해 만들었다.



그러나 이렇게 만들어진 프레임은 틀 사이에 실모양의 접합선이 나타난다. 또 표면도 거칠어 광택 효과를 내려면 별도로 페인트 칠을 해야 했다.

제일공정은 2004년부터 1년간 삼성전자와 금형 개발 협업 체제를 만들어 스팀 몰트 금형 기술을 국산화했다. 실 모양의 가는 접합선을 스팀을 이용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성형 기법이다.

또 다른 금형 업체인 에이테크솔루션은 고열로 수지를 가공하는 기법을 개발했다. 섭씨 150도의 높은 열로 수지를 가공해 광택이 나는 표면이 가능토록 하는 기술이다.



이런 기술들이 개발되면서 삼성전자의 보르도TV가 세상에 선보여졌다.

삼성전자는 제일정공과 에이테크솔루션의 기술 개발 초기에 인력을 지원하고 자금과 설비 등을 지원해줬다. 협력사가 이용하는 연구 설비에는 '이 자산은 삼성전자 소속입니다'라고 쓰여 있다. 일부 장비는 40억원이 넘는 고가의 장비인데, 이를 삼성전자가 구매해 에이테크솔루션에 설치해 두고 공동으로 사용토록 한 것이다.

이같은 상생 협력으로 제일정공과 에이테크솔루션은 일본 업체들만 갖고 있던 고광택 금형 기술을 국산화했고, 삼성전자는 글로벌 히트 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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