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 크루즈선 전단계 고급여객선 수주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2007.08.2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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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적 선형과 인테리어 기술 확보로 크루즈선 진출 기반 마련

삼성중공업 (10,630원 ▲130 +1.24%)이 유럽최대의 여객선 운항선사인 스웨덴 스테나로부터 준크루즈급인 3만1000톤짜리 고급여객선 2척을 2억7000만불에 수주했다고 23일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중공업의 크루즈선 시장 진출이 한층 가시화됐다.

발주처인 스테나는 발틱해, 북해 및 아이리쉬해 등지에서 12개의 여객항로를 운용하고 있으며, 1939년 창립이래로 매년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우량 여객선사다. 이번에 입찰방식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삼성중공업에 여객선 건조를 맡겼다.



삼성중공업은 "독일, 프랑스, 이태리 등 유럽의 쟁쟁한 여객선 전문조선소를 제치고 이번 여객선을 수주하게 된 것"이라며 "스테나가 발주한 고기술, 고부가가치 선박인 드릴쉽 3척을 연속으로 건조하면서 기술력, 품질 등에 대한 확고한 신뢰를 심어 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번에 수주한 여객선은 크루즈선의 전 단계에 해당하는 것으로 길이 212m,폭 27m로 330명의 승객과 차량 250대를 싣고 시속 22노트로 운항 할 수 있다. 오는 2011년 3월 인도돼 네덜란드와 영국사이를 운항할 예정이다.



이 여객선은 호텔 수준의 대형레스토랑, 쇼핑몰, 극장 등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객실소음이 IMO(국제해사기구)에서 요구하는 60dB 보다 낮은 55dB로 설계되었고, 객실과 통로사이의 소음까지도 최소화했다. 또 북유럽 지역에서 유행하는 최신 인테리어 디자인을 적용했다.

삼성중공업은 승객이 많거나 적은 장소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냉난방 및 공기순환양을 자동조절할 수 있는 등 가변제어식 에너지절감 설계로 10% 이상 연료를 절감할 수 있으며 북해와 발틱해에서 두께 1미터 이상의 유빙을 헤치며 운항할 수 있도록 구조적 안전성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2001년 그리스 미노안, 2006년 네덜란드 노포크 등에 각각 대형여객선 3척을 인도하느 등 독자적인 여객선 설계기술과 선형개발 능력을 축적했으며 이번 수주로 미래의 전략 선종인 크루즈선 사업 진출의 기틀을 다지게 됐다.


현재 국내 조선업계는 유조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LNG선 등과 같은 상선 부문 건조에서는 세계1위의 경쟁력을 지니고 있지만, 크루즈선을 비롯한 여객선은 아직도 유럽 조선소들이 9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크루즈선의 경우 척당 선가가 5억~10억불에 달하는 업계 최고가 선박으로 연간 130억 달러 규모가 발주되며 세계 선박시장의 12%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상선분야에서 중국의 추격이 가속화되고 있는 현실 등을 감안할 때 국내 조선사가 반드시 개척해야 할 대표적인 시장이다.



삼성중공업은 오는 2010년을 전후해 크루즈선 시장에 본격 진입한다는 전략 하에 이미 8만5000톤급 초대형 크루즈선의 선형을 개발했으며 2000년부터 국내 호텔 인테리어 업체들과'inTEC'이라는 기술협력위원회를 결성해 인테리어 기술축적을 해 왔다.

이 회사 김징완 사장은 "중국, 인도 등지의 신흥부호 증가에 따라 지난해 크루즈선 여행객은 1690만명 정도였고 매년 8%이상씩 증가가 예상된다"며 "이번에 수주한 여객선을 명품선박으로 건조해 크루즈선 건조를 위한 귀중한 디딤돌로 삼겠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김징완 사장(사진 왼쪽)과 스테나의 단 스텐올슨 사장이 스웨덴 고텐버그시 스테나 본사에서 여객선 계약서명식을 하는 장면.삼성중공업 김징완 사장(사진 왼쪽)과 스테나의 단 스텐올슨 사장이 스웨덴 고텐버그시 스테나 본사에서 여객선 계약서명식을 하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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