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안은 더워 죽겠고 손님은 하나도 없고, 빨리 새로운 곳에서 장사하고 싶습니다"
동대문풍물시장의 신설동 이전 소식이 발표된 21일 오후.
동대문풍물시장은 옛 동대문 축구장의 1/3 규모인 공간에 894개의 노점들이 들어서 있었다. 천막으로 이뤄진 내부 건축 시설은 흉칙해 보였다. 시장안은 환기가 잘 되지 않았고 찜통속처럼 더웠다.
소형전자제품을 팔고 있는 김모씨(여, 47세)는 "시장이 천막으로 막혀 있어 이렇게 더운데 손님이 오겠냐"며 "오늘 십원짜리 한개도 못 벌었다"고 푸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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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깍기 등 작은 물품을 팔고 있는 박모씨(여 50대초반) 역시 "여기 대부분 상인들은 빨리 이전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서울시에서 우리 상인들과 약속한 것들을 모두 지켜준다면 그곳에 가서 제대로 장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기석 동대문풍물시장 자치운영위원회 위원장은 "이곳 상인들 중 90% 이상이 이전에 찬성하고 있다"며 "상인들은 지금보다 나은 환경에서 잘 해보자는 기대와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풍물시장 이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울시가 우리와 한 약속을 이행하는 것이다"며 "시가 협의한 내용 중 단 한가지라도 이행하지 않으면 '풍물시장 이전'은 없었던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풍물시장 상인들과 △입점상인에 대한 창업 및 운영자금 특별지원 △효율적 시장 관리·운영을 위한 전문용역업체 위탁관리 △동북부 지역의 경제 활성화 지원육성 △시장 활성화 지원을 위한 전문지원단 구성·운영 등을 약속했다.
시 관계자는"상인들이 새롭게 조성된 곳에서 희망과 기대를 품고 장사를 할 수 있도록 최대한 도울 예정"이라며 "해외에 나가면 그 나라와 지역을 대표하는 벼룩시장이 있듯이 새롭게 만들어지는 풍물벼룩마켓 역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벼룩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