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모기지업체 도미노 위기(종합)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2007.08.21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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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모기지 업체들이 줄줄이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밤 사이 안녕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다.

주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대출에 집중한 업체들이 직접적 타격을 받고 있지만 알트에이나 점보론 등 비교적 신용도가 우량한 기업들까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은 투자은행이나 헤지펀드 등 다른 금융업체들에게 모기지담보부증권(MBS)나 부채담보부증권(CDO) 등 자산유동화증권을 발행해 모기지 대출금을 조달했으나 신용시장이 동맥 경화에 빠지면서 신규 론을 조성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경쟁력이 없는 모기지 회사들은 파산 보호 신청을 하거나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우량 업체들도 한파에 시달리긴 마찬가지다. 미 최대 모기지 업체인 컨트리와이드파이낸셜은 신규 채권 발행이 난항에 빠지자 40개 은행들로부터 115억달러의 긴급 신용공여(크레디트라인)를 받은데 이어 '풀 스펙트럼 렌딩' 사업부에서 구조조정을 단행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4위 신용카드 회사인 캐피털원파이낸셜도 모기지 계열사를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캐피털원은 20일(현지시간) "2차 모기지 시장 경색으로 더 이상 모기지 채권을 인수하겠다는 금융기관이 나서지 않아 신규 모기지 론 대출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에 있는 그린포인트 본사와 19개 주에 있는 31개 지점도 모두 폐쇄한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이 같은 조치로 1900명이 감원되며 주당 2.15달러, 총 8억6500만달러의 비용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캐피털원은 지난해 노스포크뱅콥을 132억달러에 인수하면서 그린포인트를 함께 사들였다. 노스포크와 그린포트 인수를 통해 은행과 모기지 사업을 확충, 10대 은행으로 발돋움한다는 야심찬 계획이었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 폭탄을 맞고 꿈이 깨졌다.


이 회사는 주로 신용도가 양호한 점보론 모기지나 알트에이 모기지 대출을 취급했지만 대출때 고객의 수입이나 자산 내역서를 완벽하게 제출하지 않는 이른바 '논컨포밍론'이 많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논컨포밍론은 미국의 정부 보조 모기지 금융업체인 페니매나 프레디맥이 제시한 대출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 론을 일컫는다.



앞서 19일에는 손버그가 205억달러 규모의 모기지 채권을 헐값에 매각했다. 인수하겠다는 금융기관이 없기 때문에 싼 값에라도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융통하기 위해서다. 손버그는 이 여파로 3분기에만 9억3000만달러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손버그는 지난주 "마진콜 요청 이후 기업어음(CP)과 자산유동화증권(ABS) 시장에서 자금을 마련하기 점점 어려워졌다"며 배당금 지급일을 연기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원래 지난 15일 보통주 한주당 68센트의 배당금을 지급할 예정이었다.

손버그는 "모기지 시장의 상당한 혼란으로 AAA 등급의 모기지 채권 시장가격이 전례없이 하락했다"며 "지난 9일 이후 마진콜 요청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지난주에도 모기지 업체들은 줄줄이 파산보호를 신청하거나 대규모 구조조정을 발표했다. 미국 알트에이 모기지 업체인 아메리칸 홈 모기지(AHM)는 지난 6일 신용경색으로 인한 유동성 부족으로 결국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지난 4월초 뉴센추리 파이낸셜에 이어 두번째 파산보호 신청이었다. AHM는 최근 대출은행들로부터 8억달러 규모의 대출금 상환요구를 받았으나 결국 자금조달에 실패해 파산위기로 내몰렸다.

AHM은 총 직원 7000명 중 90%이상을 해고하고 모기지 대출을 중단하는 등 사실상 영업을 접은 상태다.



AMH에 이어 미국 12위 서브프라임 모기지 업체인 아이기스 모기지(Aegis Mortgage)도 13일 파산 보호 신청을 했다.

베어스턴스도 16일 산하 모기지 대출 업체인 앙코르크레디트와 베어스턴스레지덴셜모기지에서 각각 100명과 140명 등 총 24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이외 지역들에서도 모기지 업체들이 어려움에 빠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영국의 모기지 업체들이 리보금리(영국은행간금리) 상승과 저수요 사이에서 압박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은 현재와 같은 신용 경색 상황이 은행의 조달 금리인 리보를 높이고 있으며 고금리에 따른 대출 비용 인상 우려로 수요는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호주 모기지 업체인 램스홈론은 지난주 신용 시장 위축으로 단기 채권의 리파이낸싱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램스홈론은 61억7000만호주달러(50억달러)의 단기 상업어음 매각이 실패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단기 상업어음 매각을 통해 모기지 론을 조달해왔기 때문에 향후 모기지 대출에 차질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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