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단비 빨아들인 '천수답'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2007.08.20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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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세 역시 강한 '균형'… "약한 장이 아니다"

시장은 오늘도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하락장에서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하던 한국증시는 상승장에서도 다른 신흥시장 증시에 비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하는 놀라운 힘을 보여주고 있다.

안팎으로 활짝 개방된 한국증시 변동성의 힘이자 튼튼한 저력의 힘이다.



추세가 하락하는 장에서는 일반적으로 큰 하락 뒤에 짧은 반등이 오곤 한다. 그러나 20일의 상승세는 분명 하락세와 균형을 맞추고 있다.

'천수답(天水畓)' 증시지만 내린 비는 머금고 있다. 비가 내리지 않으면 말라비틀어질 수 밖에 없지만, 내린 비 만큼은 빼놓지 않고 흡수하고 있다.



지난주말 미국의 전격적 재할인율 인하라는 '단비'가 내렸다. 덕분에 20일 코스닥시장에 이어 코스피 선물시장에서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올해 들어 세번째이며 매수호가가 정지되는 사이드카는 올해 들어 처음이다.

지난주 '묻지마 매도'로 한국증시를 벼랑으로 내몰았던 외인들은 이제 조금 진정되는 느낌이다. 지나치게 외인 비중이 높은 한국증시에서의 탈출은 계속되겠지만, 시장에 '패닉'을 불러일으킬만한 매도공세는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

증시의 희망을 반영하듯 증권주는 10%에 육박하는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선물시장 역시 5%에 육박하는 초강세로 일관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모처럼 양봉으로 도배를 한 붉은 20일. 국내 투자전략가들의 반응을 들어봤다.

김학균 한국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균형을 잡고 있다며, 급등락이 이어지겠지만 하락장에서도 전저점을 하회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아직도 불안감은 남아있어 변동성이 큰 장세가 지속될 수 있다"며 "다만 노출된 리스크와 금리인하 기대감에 대한 금융시장의 반응이 균형을 잡아가는 점을 볼때 지수도 하락세가 더 커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수급측면에서도 국내수급은 양호한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과거 경험치를 볼때 고점대비 20~40%는 밀리고, 기간은 3개월 정도가 지나면 돈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며 "강세장에 익숙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꺾이지 않은 만큼 국내수급은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수급의 변수는 전세계 안전자산 선호 등으로 인한 외국인의 방향성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증시의 상승추세가 꺾이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단기간 기술적인 매매전략이 필요하겠지만, 시장의 큰 흐름은 분명 위쪽을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메리츠증권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긴급 재할인률 금리 인하조치(6.25%에서 5.75%로 0.5%포인트인하)로 인해 이번주 국내증시의 반등을 기대할 수는 있지만, 직접적 금리인하 시그널이 나올때까지는 관망할 필요도 있다고 밝혔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FRB의 결정은 글로벌 간접적인 유동성지원의 일환으로 볼 수 있으며 글로벌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조성준 메리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금리인하가 진행될 경우 미국 주식시장의 기대수익률은 19.7%를 상회하고, 높아진 기대수익률은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을 억제하여 안전자산 선호현상을 완화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조 이코노미스트는 다만 실질적인 연방기금 금리 인하가 아닌 재할인율 인하라는 우회적인 접근을 시도한 점은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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