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브프라임 사태, 책임규명 본격화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7.08.12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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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위기로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이 2001년 9·11테러 이후 최대 규모의 시장개입을 단행한 상황에서 이번 사태의 책임규명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주 연방준비제도회(FRB)의 신용경색에 대한 진단에 대해 적절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으며 감독당국은 주요 대형 투자은행들을 대상으로 모기지 투자 규정을 제대로 준수했는지 조사하기로 했다.



블룸버그는 11일 익명을 요구한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증권거래위원회가 골드막삭스와 메릴린치에 대해 서브프라임 투자를 제대로 평가했는지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증권감독 당국인 금융산업감독청(FINRA)도 SEC와 이번 조사를 공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FINRA는 지난달 미증권업협회(NASD)와 뉴욕증권거래소(NYSE) 산하 감독 부문이 통합해 출범한 기관이다.



투자은행, 브로커리지 회사 그리고 헤지펀드들은 지난달 베어스턴스의 헤지펀드 2개가 청산에 들어가는 것을 계기로 고위험 모기지자산을 파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을 극도로 꺼리는 성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말 프랑스 BNP파리바 은행이 3개의 펀드 환매 중단을 단행하자 신용시장은 더 한층 불안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는 중앙은행들의 시장 개입을 가져왔다.

소식통은 "SEC는 조사대상의 회사들이 스스로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가치평가를 했는지 조사하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SEC와 FINRA는 이와관련 "회사들이 서브프라임 관련 증권의 가치 산정에 있어 일관된 기준을 정했는지, 아니면 (투자자들에게) 더 매력적인 결과를 산출하기 위해 다양한 술수를 부렸는지 들여다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SEC는 더불어 금융기관들이 대출담보부증권(CLO), 부채담보부증권(CDO)의 가치를 평가하는 데 있어 적절한 방법을 사용했는지 이미 조사하고 있다. 이들 상품은 가치측정이 매우 어렵고 때문에 투자자들이 이를 파는 브로커리지 회사에 의존하는 정도가 매우 높다.



크리스토퍼 콕스 SEC 위원장은 지난주 상원에 출석해 "서브프라임 자산의 밸류에이션 측정과 이 문제가 증권회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SEC가 골드막삭스와 메릴린치가 이번 조사의 첫 대상이 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향후 월가 전반으로 조사가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외신들은 한편 서브프라임 문제가 벤 버냉기 FRB의장에게 첫 시험무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최근 신용경색에 대한 FRB의 진단은 정확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 통신은 FRB와 미정부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의 영향이 억제되고 있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서브프라임 위기가 다른 시장으로 전염되고 있는 것으로 판명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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