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A, 증권사 문턱 낮출 '촉매제'

머니투데이 오상연 기자 2007.07.31 09:58
글자크기

자산관리시장 선점하라<1>증권업계 자산확보전쟁중

국내 증권사들이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모델은 미국의 메릴린치 증권이 지난 1975년 처음으로 도입했다. 당시 미국 증권업계는 주식거래 수수료율 자율화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CMA 개발은 난국을 헤쳐나갈 묘책이었다. 메릴린치는 고객자금을 수익기금에 실세금리로 재투자했다. 특히 포괄거래보고서 제공 서비스로 CMA에서 이뤄진 포트폴리오 손익 등에 대해 월 및 연단위의 보고서를 제공했다. 고객이 자신의 자산관리 상황을 종합해 파악할 수 있도록 한 것. CMA 사업의 성공을 밑거름으로 메릴린치는 전세계 35개국에 지사를 둔 소매금융과 자산관리 업무에 강점을 둔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에 비해 국내 증권사들의 CMA 사업은 '계좌수'와 '잔액'경쟁에 집중돼 있다. 글로벌 자산관리 능력과 비전에서 얼마나 차이나는지를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CMA를 종합금융서비스 허브로 자리매김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동엽 SK증권 마케팅 과장은 "지금은 CMA 계좌수와 잔액을 선점하는데 마케팅과 상품 개발을 집중시키고 있지만 늘어가는 잔액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회전시켜 고객 이익을 안정적으로 증대시키는가가 장기적으로 CMA 사업의 성패를 결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심완엽 현대증권 상품서비스팀장은 "CMA 계좌를 기반으로 재정 및 투자설계 등 자산관리 영업을 얼마나 전문적으로 하느냐가 CMA 사업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에서 CMA 상품을 취급하고 있는 증권사는 6월말 현재 총 20개사다. 지난 해 7월까지만 해도 8개사에 불과했지만 1년새 3배 가까이 늘었다. 증권사 CMA의 가입금액은 총 19조원, 계좌수는 300만 계좌를 육박한다. 지난해 9월의 잔액 5조원, 100만 계좌에 견줘 6개월 만에 각각 3배, 2배 넘게 증가했다.
 
국내 증권사들이 CMA계좌 유치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저축에서 투자로 금융업계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다. 심완엽 팀장은 "이제 증권사 CMA가 재테크에 생소하거나 은행예금밖에 모르던 일반인들에게 증권사의 문턱을 낮춰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자연스럽게 투자를 접할 수 있게 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