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vs 바이두 중원쟁탈전 본격화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2007.07.26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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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바이두와 구글의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중국 인터넷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바이두에 대한 구글의 도전이 만만치 않다.

시장조사업체 어낼러시스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바이두의 중국 검색 광고시장 점유율은 2분기 58%로 전분기대비 1%포인트 오르는 데 그친 반면 구글은 19%에서 23%로 상승했다.



절대적인 수치로 보면 중국 인터넷 시장의 강자는 분명 바이두다. 구글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긴 하지만 구글의 시장점유율은 바이두의 5분의 2에 불과하다.

바이두의 실적도 호조세를 보여 2분기 순익은 1억4190만위안(1880만달러, 주식예탁증서(ADR)당 4.09위안)로 일년 전(5850만위안, 주당 1.69위안)의 세 배 수준으로 늘었다.



그러나 이를 추격하는 구글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구글의 최고경영자(CEO) 에릭 슈미트는 중국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높은 연봉으로 바이두 직원을 끌어들이고 직원의 창립시 자금 지원하는 한편 베이징의 개발센터에 수천명의 인력을 채용하겠다고 공언했다.

중국 경쟁업체와 파트너십을 추진하는 데도 적극적이다. 지난달 구글은 시나닷컴과 검색 서비스 및 광고 분야에서 제휴키로 했다. 소후나 시나 등 바이두의 직접적인 경쟁상대를 공략하는 것은 바이두에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

지난 1월엔 미국 인구보다 많은 가입자를 보유한 차이나 모바일과 손잡고 무선 검색 서비스 출시했다. 현재 바이두는 무선통신업체와 제휴하고 있지 않다.


지난해엔 웹사이트에 대한 중국 당국의 검열에 동의하기도 해 구글의 모토인 '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와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바이두가 여전히 중국 인터넷 시장의 강자로 자리하지만 거대한 규모와 세계적인 명성을 이용해 중국 네티즌을 끌어들이고 있는 구글의 성장세가 놀랍다고 전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2010년이면 구글의 중국 매출은 24억4000만위안으로 지난해 2억5000만위안의 10배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바이두의 매출은 5배 늘어난 42억4000만위안으로 예상됐다.

홍콩 소재 크레디트스위스의 애널리스트 월러스 청은 "바이두와 구글의 격차가 벌어진다면 바이두의 주가는 납득이 되지만 실제로 양사의 격차는 줄고 있다"며 바이두의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하회'로 제시했다.

실제로 지난 4월 중순 이후 바이두 ADR의 가격은 88% 상승했지만 바이두에 대한 공매도는 78% 늘었다. 공매도가 증가했다는 것은 주가 하락을 점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일부에서는 바이두가 중국 당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구글이 쉽게 바이두를 제치진 못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바이두 역시 구글이 제공하지 못하는 음악 파일 검색 등의 독자적인 서비스를 통해 선두 자리를 유지하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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