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숙희 디앤샵대표 "양과질, 두토끼잡겠다"

머니투데이 백진엽 기자 2007.07.1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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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중요시하면서도 좀더 공격적인 전략을 추진하겠다"

이숙희 디앤샵대표 "양과질, 두토끼잡겠다"


"수익성과 외형 확대,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

지난달 27일 온라인종합쇼핑몰 디앤샵 (0원 %)의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숙희 대표의 각오다.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한 디앤샵 1기 대표이사인 최우정 전 대표의 뒤를 이어 디앤샵호의 키를 쥐게 된 이 대표는 11일 기자와 만나 이제는 공격적인 전략도 필요한 시기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해 5월 기업분할 이후 매 분기마다 영업이익을 낸 것처럼 수익성을 계속 중요시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커가는 시장에서는 규모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앞으로는 좀더 공격적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기존 회원들을 지키지 못하는, 즉 리텐션없는 규모확대는 거품이기 때문에 리텐션과 공격적 경영을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여기저기 사이트를 찾아 다니면서 아무곳에서나 구매를 하는 유동적인 소비자들을 무작정 늘리는 규모 확장이 아닌, 소비자들에게 디앤샵을 사용해야 하는 이유를 확실하게 제시해 로열티가 높은 회원 유치에 주력하겠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합리적인 프리미엄 쇼핑몰이라는 이미지는 지속적으로 강조할 것"이라며 "다만 그동안 제품의 프리미엄에 포커스를 맞춰왔다면, 이제부터는 다양한 연령대를 공략하기 위해 서비스도 프리미엄하게 가져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겠다고 하면서도 여성 CEO의 강점이라 할 수 있는 신중함과 꼼꼼하게 꾸려나갈 것이라는 속내도 내비쳤다. 이 대표는 "최 전 대표는 멋진 사람, 다시 말하면 꿈을 보여주는 사람으로 생각한다"며 "다음에서 분사한 후 자리를 잡아야 했던 초기에는 적합한 인물이었고, 자신의 역할을 멋지게 해내셨다"고 조심스럽게 평가했다.

이어 "그 뒤를 이어받은 나는 회사를 안정적으로 키워나가야할 의무가 있다"며 "일단 초기에는 강한 리더십을 발휘해 많은 부분을 챙길 계획이고, 어느 정도 탄력이 붙으면 조직원의 자율권을 최대한 살리고 나는 나쁜 결정을 막는 역할 정도만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특히 단순한 숫자가 아닌 소비자들의 실생활에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이 대표는 전철을 타고 출퇴근을 한다. 전철에 있는 사람들이 진짜 소비자이고, 그들의 차림, 대화, 관심사 등을 읽는 것이 현 추세에 맞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한다는 믿음 때문이다.


또 동대문 등 상가에도 자주 나간다. 이 대표는 "어쩔 때는 오랜기간 끙끙대며 고민하던 문제도 동대문 쇼핑상가를 한두시간 돌고나면 바로 해결되는 경우가 있다"며 "예컨대 사이트의 이미지 등을 고민하다가 쇼핑상가에 가서 여러 가게들의 인테리어를 보고 '아 저거구나'하고 떠오르거나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이 대표에게 디앤샵은 자식과도 같은 회사다. 과거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사업부문으로 다음쇼핑을 만들 때 이 대표가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기 때문. 1999년부터 2006년초까지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EC사업본부 본부장을 담당하며 디앤샵(당시 다음쇼핑)의 탄생부터 발전을 책임져 온 인물이다.



이후 메사추세스공대 경영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마친 후 한국에 돌아와 디앤샵의 대표직을 맡게 됐다. 이러다 보니 이 대표는 30대의 젊은 여성이면서 내부 승진과 교육을 통해 CEO까지 오른 입지전적의 인물로 관심을 모았다.

"회사의 이익을 위해 여성 CEO라는 것을 내세울 필요가 있다면 당연히 그럴 수 있다"며 "21세기 핵심키워드가 '여성성'과 '유통'이라는 점에서 강점을 가질 수 있다고 자신하며, 또 스스로 내부 승진형 인사로 한눈 안 팔고 한 길을 걸어 여기까지 왔다는데 자부심을 느낀다"는 것이 이 대표의 생각이다.

이어 "30대 여성 CEO가 화제가 된다는 것부터 '유리천장'의 현실을 알 수 있지만, 그 '유리천장'을 통과하고 나면 훨씬 유리하니 참고 버텨내라고 말하고 싶다"며 "시차는 있을 수 있지만 최선을 다하면 결국 보상은 주어진다"고 후배들에게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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