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는 박 후보의 2배를 넘는 12조6000억원에 달한다. 한나라당 '빅2'의 조세정책은 대규모 감세로 정리된 셈이다. .
◇李·朴, 감세 골격 '똑같다' = 이 후보는 감세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조세정책'과 '서민생활 보호를 위한 조세감면'을 나눠 공약했다. 지난 5월 박 후보가 '경제활성화를 위한 감세'와 '근로자와 서민을 위한 감세' 등 2대 구상을 선보였던 것과 동일한 구조다.
서민들을 위한 감세도 닮은 꼴이다. 소득공제가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등장한다. 이 후보는 근로자 주택 마련, 교육비와 의료비 소득공제를 확대하겠다고 내걸었다. 박 후보 역시 학자금 대출이자, 사교육비, 육아비용 등에 대한 세금혜택(소득공제) 확대를 공약하고 있다.
◇李·朴, 감세의 '미묘한' 차이= '빅2' 모두 법인세율 인하를 공약했지만 세부적으로 따져보면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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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후보는 현행 1억원인 과세표준기준을 2억원으로 올리는 한편 2억원 이하의 기업에 대한 세율만 13%에서 10%로 낮추자는 입장이다. 반면 이 후보는 여기에 2억원 이상 기업에 대한 최고세율도 25%에서 단계적으로 20%로 인하겠다는 안을 내놨다.
박 후보가 법인세율 인하 대상을 중소기업으로 국한하고 있는데 반해 이 후보는 대기업에도 법인세율 인하 혜택을 주자는 입장이다. 최저한세율 인하를 봐도 박 후보가 중소기업에 조금 더 후한 편이다.
각자 마련한 비장의 카드도 다르다. 이 후보는 현재 30개인 세목을 국세 9개, 지방세 4개로 통폐합하겠다며 '세목 재편'에 무게를 실었다.
박 후보의 승부수는 '물가연동소득세'다. 물가상승에 따라 세율구간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제도를 통해 근로자 소득세 부담을 경감해 준다는 복안이다.
◇李·朴, 12조vs6조 '더블스코어'?= 세금 깎아준다는 데 싫다고 할 사람은 없다. 다만 감세에 따른 세수감소분이 문제다. '빅2'가 제시한 감세안에 따른 세수 감소분은 엄청나다.
박 후보의 감세안을 보면 6조원의 세수가 줄 것으로 예상됐다. 이 후보는 더하다. 법인세율 인하로 7조원, 근로자 등의 세부담 경감으로 5조6000억원 등 총 12조6000억원짜리 감세안이다.
'빅2' 모두 세수감소에 대한 해결책이 있다고 한다. 일차적으로는 경제 활성화다. 감세로 경제가 살아나면 오히려 세수가 는다는 원론적인 답이다.
그 다음으로 제시하는 해결책은 '정부 혁신'이다. 박 후보는 "공무원 축소, 기금정비, 부실 및 중복사업 정리와 함께 정부 혁신과 재정개혁으로 8조~9조원 재정 지출을 줄여 충당하겠다"고 말했고 이 후보는 "정부 재정을 20조원 가량 줄이면 감세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빅2'의 감세 공약을 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표를 얻기 위한 포퓰리즘이란 지적도 나온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일축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