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애완동물도 비만 약을 먹는다

윤장봉 대한비만체형학회 공보이사 2007.07.04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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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주인공이었던 '마음이'라는 영화를 꽤 눈시울 뜨겁게 보았던 것 같습니다. 특히 주인을 쳐다 볼 때의 초롱초롱한 눈망울과 그리움이 가득한 표정은 정말 '사람보다 개가 낫다'는 이야기가 너무 가슴에 와 닿았었습니다. 하지만 얼마 전 '마음이' 촬영 과정을 TV 프로그램에서 보다가 실소를 금치 못했습니다.

제가 그렇게 가슴 아프게 바라보았던 개의 그리움 가득한 표정이 사실은 주인을 향하는 것이 아니고 주인 뒤에서 흔들어대는 '닭꼬치'를 향한 것이었다는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가끔 방송 출연을 하다 보면 TV에서 비춰지는 모습은 순수하게 '시청자'를 위한 것이고, 그것을 위해서 연출되고, 만들어지는 여러가지 상황들도 많다고 합니다. '동물' 역시 그랬다는 것은 조금 씁쓸했습니다. 결국 너무 많은 '닭꼬치'로 인해 주인공이었던 개가 지방간과 비만이 생겨 감자만 먹게 되는 것도 저에게는 또 다른 생각을 하게 해 주었습니다.



꽤 되었지만 애완동물을 위한 '런닝머신'이 있다는 이야기를 참 재미있게 봤었는데 최근에는 드디어 미국 식품 의약국 (FDA)에서 '슬랜트롤'이라고 하는 개를 위한 비만약을 승인했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면 '비만'이라고 하는 것은 사실 '자연계'에서는 보기 힘든 질환입니다. 자연 상태에서 자연의 질서에 따라 생활하는 동물들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데, 인간 및 인간과 가까운 환경에 노출되는 동물들에서만 나타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애완동물이나 동물원에서 생활하는 동물들에서 비만이 주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제가 어린 시절에는 '워키토키'라고 흔히 이야기하던 '무전기'를 가져 보는 것이 소원이었던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초등학교 손에도 너도 나도 쉽게 '핸드폰'이라는 것이 들려있습니다. 처음에 핸드폰을 보았을 때는 문명의 발달이라는 것이 이렇게 편하고 쉽게 인간을 만들어 주는 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지만 '비만'에 대한 입장에서 볼 때는, 결국 인간이 발달시켜가는 '문명'이라는 것이 잘 조절하지 않는다면 인간 자체를 파괴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비만'을 단순히 '현대 병' 이라던가 '성인병'이라고 생각했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사실 그 당시에는 진실로 '병'이라는 개념보다는 '뚱뚱해지는 현상' 정도로 받아들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현상'이라는 개념이 아니라 '질병'으로 보아야 될 정도로 심각하게 생각해야 될 정도가 된 것 같습니다.

만일 '애완동물'의 비만 이라면 주인이 애완동물의 먹이나 운동을 조절해서 어떻게든 치료해 나갈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인간' 의 비만은 주인이 '자기 자신' 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자신'을 조절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닐까요. <트리니티 클리닉 공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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