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그렇게 가슴 아프게 바라보았던 개의 그리움 가득한 표정이 사실은 주인을 향하는 것이 아니고 주인 뒤에서 흔들어대는 '닭꼬치'를 향한 것이었다는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가끔 방송 출연을 하다 보면 TV에서 비춰지는 모습은 순수하게 '시청자'를 위한 것이고, 그것을 위해서 연출되고, 만들어지는 여러가지 상황들도 많다고 합니다. '동물' 역시 그랬다는 것은 조금 씁쓸했습니다. 결국 너무 많은 '닭꼬치'로 인해 주인공이었던 개가 지방간과 비만이 생겨 감자만 먹게 되는 것도 저에게는 또 다른 생각을 하게 해 주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비만'이라고 하는 것은 사실 '자연계'에서는 보기 힘든 질환입니다. 자연 상태에서 자연의 질서에 따라 생활하는 동물들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데, 인간 및 인간과 가까운 환경에 노출되는 동물들에서만 나타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애완동물이나 동물원에서 생활하는 동물들에서 비만이 주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비만'을 단순히 '현대 병' 이라던가 '성인병'이라고 생각했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사실 그 당시에는 진실로 '병'이라는 개념보다는 '뚱뚱해지는 현상' 정도로 받아들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현상'이라는 개념이 아니라 '질병'으로 보아야 될 정도로 심각하게 생각해야 될 정도가 된 것 같습니다.
만일 '애완동물'의 비만 이라면 주인이 애완동물의 먹이나 운동을 조절해서 어떻게든 치료해 나갈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인간' 의 비만은 주인이 '자기 자신' 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자신'을 조절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닐까요. <트리니티 클리닉 공동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