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운하우스가 떠? 투자가치는 '글쎄'

머니투데이 황숙혜 기자 2007.06.25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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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근성·주변시설 아직 떨어져… "실거주 목적 접근해야"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주춤한 틈을 타 타운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타운하우스는 단독주택의 독립성과 아파트의 편리함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 단지 주변의 녹지공간은 물론이고 골프 시설, 수영장까지 갖춘 호화 부대시설, 고급스러운 내장재로 치장한 내부 인테리어 등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는 타운하우스가 투자 수익을 목적으로 접근하기에는 부절적하다고 지적한다. 환금성이 낮은데다 선진국과 같이 타운하우스가 주택 양식의 주류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는 것.



◇ 타운하우스 왜 관심 높아지나= 최근 타운하우스로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은 아파트 가격안정과 무관하지 않다고 전문가는 판단했다. 정부의 연이은 시장안정화 대책으로 아파트 수익률이 주춤한 가운데 타운하우스가 틈새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

타운하우스가 가진 특성도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획일적인 아파트와 달리 차별화와 개성을 꾀하면서도 편리함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내부 인테리어가 고급스러울 뿐 아니라 파티를 열 수 있는 공동 정원과 골프 연습 시설, 수영장, 회의실 등 아파트에서 볼 수 없는 부대시설도 마음을 사로잡는다.



심리적인 요인도 일부 작용한다. 미국이나 유럽처럼 전원의 타운하우스가 새로운 주택 양식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기대감과 고급스러운 주거지로 자신의 지위를 드러내고 싶은 생각이 투자 욕구를 자극한다.

◇ 환금성 낮고 학군·상업시설 미비= 보기에 좋은 떡이라고 맛이 다 좋은 것은 아니다. 훌륭한 외관을 갖춘 타운하우스지만 투자 가치를 따져보면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고급 내장재와 부대시설을 갖춘데다 평형이 크기 때문에 가격이 만만치 않다. 아파트에 비해 용적률이 낮은 것도 가격을 올리는 요인이다. 반면 아파트에 비해 유동성이 떨어져 팔고 싶을 때 원하는 가격에 팔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아파트 시장도 활기를 잃고 있는 상황인점을 고려할때 환금성이 낮은 연립이나 타운하우스의 경우 투자 결정을 내리는 데 보다 신중해야 한다는 얘기다.


도심에서 벗어날수록 시내접근성이 떨어지고 학군과 상업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점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조혜경 RE멤버스 팀장은 "택지개발 지구가 아닌 지역의 타운하우스는 학군과 상업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아 거주자들이 불편함을 겪을 수 있고 환금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적극적인 투자를 권하기는 힘들다"며 "아파트를 구입할 때와 같이 대출을 받아 몇 년 사이에 이자 비용을 상쇄하고 차익까지 남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 부동산 중개인은 "전원생활이 아니라 투자 차익에 목적을 둔다면 타운하우스를 매입하는 것보다 이같은 주거단지가 개발될 가능성이 있는 지역의 땅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며 "하지만 개발 지역을 정확하게 예측하기 힘들 뿐 아니라 투자 수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주거문화 주류 형성할까= 타운하우스가 새로운 주거 양식의 주류를 형성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문가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건설사들이 고급 주택이라는 이미지를 내세워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지만 틈새 시장일 뿐 아파트를 대체하는 시장으로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고종완 RE멤버스 대표는 "우리와 산업이나 인구구조가 유사한 일본의 고령자들은 최근 교외의 일반주택에서 병원을 포함한 편의시설을 갖춘 도시의 초고층 맨션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뉴욕을 포함한 다른 선진 도시에서도 도심재개발로 인해 '도심회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 세계 실물자산의 동조화를 감안할 때 한국도 예외일 수 없을 것"이라며 "주거형태의 다양성이나 친환경적인 측면이 아니라 단순한 투자 목적이라면 전원주택이나 타운하우스는 적합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편에서는 베이비부머의 은퇴와 인구 고령화에 따라 도심에서 벗어난 전원주택이나 타운하우스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여운봉 미래에셋생명 스타타워지점장은 "장기적으로 국민소득이 늘어나면서 획일적인 아파트보다 고급 주택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외곽지역도 개발이 진행되면서 병원과 같은 편의시설은 모습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택지개발 지구에서 장기투자로 접근= 전문가들은 타운하우스 매입을 투자보다 실거주 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가 주택인데다 유동성이 낮아 전세 끼고 레버리지를 일으켜 투자한 후 몇 년 만에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금물이라는 얘기다.

또 가급적 택지개발 지구와 인접한 지역에서 적합한 매물을 찾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가까운 거리에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고 팔고 싶을 때 유동성을 확보하기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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