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버는 20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기고한 '자산 가격 폭등을 이끌고 있는 동력을 조심하라'는 칼럼을 통해 "자산 가격을 올리고 있는 것은 더 이상 실물 경제가 아니다"며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이처럼 모든 종류의 자산이 동시에 오른 적은 역사적으로 없었다"면서 "이는 아주 드문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파버는 자산 가격에 거품을 형성하게 만든 유동성 과잉의 주범으로는 미국을 지목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통화 완화 정책을 취하면서 낮은 금리는 자산 가격을 끌어올렸고 그 중에서도 미국 집값을 상승하게 하면서 자산 효과로 미국 소비자들이 소비를 흥청망청 늘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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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미국의 경상적자가 지난 98년 2000억달러 미만에서 현재 8000억달러로 폭증했고 이런 현상은 반대로 전세계를 유동성 과잉의 함정으로 몰고 갔다는 것이다.
파버는 "미국 경상적자 심화로 전세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이 늘었고 워홀의 그림에서부터 진귀한 바이올린에 이르기까지 자산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이 빚어졌다"면서 "유일하게 오르지 않은 자산은 미국 달러와 짐바브웨 달러에 불과한 듯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헨리 폴슨 재무 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은 중국에 가서 강연하기 보다 짐바브웨 하라레에 가서 과잉 유동성이 어떤 비참한 결과를 불러올 수 있나 연구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고 비꼬았다.
문제는 자산 가격 강세 현상이 실물 경제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다. 파버는 "자산 가격을 올리고 있는 것은 더 이상 실물 경제가 아니다"면서 "그렇다면 현재 국면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는 유동성 공급이 계속 뒷받침돼야 하는데 만약 그렇지 못할 경우 현재 세계경제는 불시착할 우려가 높다"고 경고했다.
그는 "사실 우리는 이미 매우 위험한 단계에 도달했다"면서 "최근에는 미 경상적자 증가세가 다소 주춤해지고 글로벌 유동성 증가량도 둔화됐지만 다양한 캐리 트레이드 형태로 레버리지 유동성이 공급되면서 오히려 작은 충격에도 변동성이 커지는 위험한 단계"라고 우려했다.
그는 특히 최근 미 주택 시장 조정으로 미국 소비자들이 소비를 줄이고 있는 점을 눈여겨 봐야 하며 이머징마켓 주식 시장에서 탈출해 미국 국채 매입 비중을 늘리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