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S비율 최고"격세지감" 약이냐 독이냐

머니투데이 서명훈 기자 2007.06.13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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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분기 13% 육박..미국 영국 등 웃돌아

최근 지속되고 있는 국내 은행들의 대규모 흑자에 힘입어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13%에 육박, 세계 최고 수준까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은행의 자산건전성이 글로벌 금융회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과 같이 지나치게 안전한 자산만을 늘린 결과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은행 BIS 비율 격세지감=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4분기 국내은행의 BIS비율은 12.99%로 지난해말(12.75%) 대비 0.23%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국내은행들이 올 1/4분기에 6조6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자기자본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국내은행은 BIS 비율은 2003년 이후 계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003년말 11.16%에서 2004년말 12.08%로 12%대에 처음으로 진입했다. 그 이후 불과 2년 만에 이제는 13%대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국내은행의 BIS비율은 미국이나 영국 등 금융 선진국과 비교해서도 한 수 위인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12.37%)과 영국(12.36%), 독일(12.34%) 등 선진국의 경우 대부분 12.3%대에 머물고 있다.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은행의 BIS 비율이 8.23%였던 점을 감안하면 10년 만에 4%포인트 이상 상승한 셈이다.

◇BIS비율 높은 것이 ‘최선’인가?=하지만 은행의 BIS비율이 지나치게 높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높여 리스크를 전혀 지지 않은 채 주택담보대출과 같은 안전한 자산만 늘렸다는 비판이다.


BIS비율은 위험가중자산 대비 자기자본의 비율을 나타낸다. 위험가중자산은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등이 포함되며 환율이나 금리 상승에 따른 리스크도 반영된다. 위험가중자산을 줄이거나 자기자본을 늘리면 BIS비율이 높아진다.

위험가중자산의 경우 신용대출과 같이 리스크가 큰 대출의 반영비율이 높다. 이 때문에 위험가중자산이 줄어든 경우 안전한 자산이 늘어난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위험가중자산을 짧은 시간내에 줄이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BIS비율을 높이려면 후순위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기자본을 증가시키는 방식이 사용된다.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들이 리스크를 감안해 자본을 분배해야 한다”며 “겸업화에 대한 준비나 자체 역량 제고를 위한 전문인력 확보 등이 미흡하다. 배당정책이나 투자정책, 영업정책을 전략적으로 재검토해 볼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내년부터 신BIS비율 제도가 도입되기 때문에 은행들이 BIS비율을 높여놓을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BIS비율 제도가 도입되면 BIS비율이 소폭 하락하게 된다”며 “이를 감안하면 현재 수준을 과도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이나 영국 등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가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은행들이 신뢰도를 유지하려면 BIS 비율이 더 높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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