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시장교란 주범" 20년전 얘기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2007.05.23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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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시대 열린다-中]주식 롱/숏이 대세…개별 리스크는 커

헤지펀드가 고수익을 추구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헤지펀드의 투자위험성, 즉 변동성이 코스피 시장보다 훨씬 낮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실제 여러개 헤지펀드의 묶음인 헤지펀드인덱스의 변동성은 채권에 육박할 정도로 낮다.

HFN헤지펀드 인덱스는 지난해말까지 최근 5년간 11.55%의 수익률로 대다수 세계 증시, 채권, 부동산 등 다른 자산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중이다.



헤지펀드가 높은 수익을 올리면서도 낮은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는 의미다.

과연 헤지펀드는 돈을 어떻게 굴리기에 이같은 성과를 나타내는 걸까.



과거 영국을 곤경에 빠뜨렸던 '조지소로스'나 미국 금융시장을 위협한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 더 가까이는 한국의 IMF외환위기 때처럼 시장을 위협하는 공격적인 투자방법을 계속하고 있을까?

◆주식 롱/숏이 주류, 점차 다양해져
세계최대 헤지펀드 리서치기관인 HFR의 올해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 헤지펀드들이 가장 많이 활용하는 투자전략은 '주식헤지'다. 주가가 오를 종목은 사고 떨어질 종목은 공매도하는 '롱숏'(Long-Short)방식을 일컫는 것으로 전체의 28.21%를 차지하고 있다.

과거 전세계 금리·통화·국채·환율 등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으면서 '시장교란'의 주범으로 인식되던 '글로벌 매크로'전략은 현재 11.22%만이 활용되고 있다.


실제 1990년 통계를 살펴보면 글로벌 매크로 방식이 71.07%로 헤지펀드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데이비드 베넷 대한투자증권 법인영업부 팀장은 "1970~1980년대에는 글로벌 매크로 전략이 거의 대부분이었지만, 현재는 주식 롱/숏 전략이 40%에 육박한다"며 "현재는 각종 상품선물거래, 아비트리지(차익거래), 부실채권, 인수합병(M&A) 이슈 등 다양한 투자전략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헤지펀드의 전략은 크게 3가지로 구분된다.

첫번째는 '방향성'에 투자하는 전략으로 글로벌매크로와 주식 롱/숏, 상품선물거래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두번째는 주로 인수합병(M&A), 신주발행 등 주로 기업간 이슈에 베팅하는 '이벤트-드리븐'전략이 있다. '합병 아비트리지', '리스크 아비트리지', '부실채권투자'등의 전략이 있다.



마지막으로 상대가치에 투자하는 아비트리지 전략. 전환사채(CB)와 주식 등에 대한 아비트리지, 채권(Fixed Income)아비트리지, 방향성 없이 주식을 롱/숏거래 하는 '주식시장 중립'등의 전략이 활용된다.

그렇다면 헤지펀드의 이처럼 다양한 전략 중 가장 수익률이 좋은 전략은 무엇일까?

라자드가 헤지펀드 수익을 투자전략별로 비교한 결과 지난해 가장 좋은 수익을 올린 전략은 '합병 아비트리지'(14.25%). 전세계 시장의 M&A가 활발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2005년 가장 좋은 17.18%의 수익률을 올린 비(非)미국지역 롱/숏 전략은 2006년 12.7%로 4위로 물러났다. 과거 악명을 떨쳤던 매크로 전략은 8.72%의 수익를 올리는데 머물렀고, '숏 셀링(공매도)'전략은 헤지펀드 전략 중 유일하게 손실(-5.79%)을 입었다. 숏 셀링은 과거 2000년과 2002년에는 20%전후의 수익률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지만, 최근 4년간은 증시가 활황을 보이면서 계속 최하위 수익률을 기록중이다.

◆헤지펀드, 그렇다고 안전한가?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HFN헤지펀드 인덱스의 변동성은 4.12%로 채권인덱스(3.73%)에 이어 두번째로 낮았다. 반면 코스피200의 변동성는 21.52%로 이보다 훨씬 높았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수많은 헤지펀드의 조합인 인덱스의 경우를 말하는 것이며, 단일 헤지펀드의 경우 고위험 상품이 많이 있다.



이상훈 대투증권 마케팅본부장은 "헤지펀드는 위험과 수익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투자자들이 참여하는 100인 이하 사모펀드"라며 "공모펀드와 달리 비정상적인 리스크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대부분의 헤지펀드에는 '이 펀드는 기관투자자나, 헤지펀드의 성격에 대해서 잘 아는 개인투자자만이 가입한다'는 내용의 약관이 적혀있다.

이 본부장은 "일반적으로 서로 다른 전략들을 취합하는 펀드오브헤지펀드의 형태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특히 최소 3년 이상은 장기투자해야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1%~1.5%로 높은 운용보수와 인센티브, 운용의 불투명성, 환매기간이 6개월 전후로 걸리는 등의 거래의 불편성도 감수해야한다.

최근 한국을 찾은 대형 펀드오브헤지펀드 투자회사인 세일 어드바이저스의 엘리자 라우 대표는 "아시아 헤지펀드 시장의 성장성은 충분하지만, 현장실사도 없이 무분별하게 투자했다가 12개월 안에 문을 닫는 헤지펀드들도 많이 봐 왔다"며 "헤지펀드를 제대로 선별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헤지펀드=시장교란 주범" 20년전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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