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임상천국 부상..기회를 잡아라"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2007.05.02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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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제약, FTA가 기회다(상)

편집자주 바이오.제약산업은 국내 IT(정보기술)산업의 맥을 이를 차세대동력이다.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으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여전히 우리에게 희망이다. BT(생명공학기술) 산업이 한국을 선진국의 대열로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다. BT 없이는 선진국 진입이 불가능하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머니투데이 바이오뉴스는 '바이오.제약, FTA가 기회다'라는 주제로 3회에 걸쳐 현주소를 점검해본다.

 다국적 제약회사의 본사 직원들이 지난주 한 바이오회사를 방문했다. 한국을 임상센터로 활용하려는 생각으로 최근 국내 병원 및 임상.전임상 관련 바이오 회사들을 방문하고 있다는 것. 한국이 '다국적 임상의 떠오르는 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유인즉슨 우선 한국은 대형 병원이 수도권에 모여 있고, 웬만한 환자들은 종합병원으로 몰린다는 것이다.

 한국은 세계 11위의 의약품 소비국이다. △높은 생활수준에 따른 구매력 △저렴한 임상 비용 △많은 환자와 의료 인력 △정부의 적극적 지원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최근 화이자가 국내 의료진을 개발중인 신약 후보물질의 다국적 임상 총책임자로 임명하는 등 의료진의 수준도 인정받고 있다.



실제로 국내 임상 승인건수는 급증하는 추세다. 국내 임상 및 다국가 임상 승인건수는 최근 6년간 33건에서 218건으로 늘어났다. 2000년 국내 임상 28건, 다국가 임상 5건 등 총 33건에서 불과했던 것이 2005년에는 185건(다국가 임상 95건), 2006년 218건(108건) 등으로 매년 20~30% 고성장하고 있다.

특히 다국가 임상이 2000년 5건에서 2006년 108건으로 늘어난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올 들어서는 총 임상건수 67건 가운데 다국가 임상이 45건을 차지(3월말 기준)할 정도로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우리의 수준을 인정하고 있다는 증거. 국내 전체 임상시험의 15% 정도를 담당하는 라이프코드에 따르면 2004년~2005년 10건 미만이던 외국계 제약사의 임상 의뢰가 지난해 18건으로 증가했다.



한국 "임상천국 부상..기회를 잡아라"


현재 70조원 수준으로 추산되는 전 세계 임상시장은 점차 미국 이외의 국가로 이전되는 상황이다. 컨설팅회사 아더앤더슨 앤 컴퍼니(Anderson & Company)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기준 5만9000건의 임상 가운데 53%를 실시한 임상 최다국가. 그러나 환자모집이 어려워지고 임상시험 비용이 늘어나면서 다른 지역을 물색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에 최근 국내 병원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연세의료원, 서울대병원, 카톨릭중앙의료원 등이 임상센터 구축에 나섰고 삼성서울병원은 지난해 국제적 임상인증기구인 AAHRPP(미국 임상연구 피험자보호인증협회) 인증을 받아 국제적인 공신력을 확보했다.
삼성서울병원 임상의학연구소 관계자는 "환자가 대형병원에 집중돼 있어 모집시간이 짧고 환자수가 많아 다양한 질병을 소화할 수 있다"며 "임상비용이 저렴하고 의료진 수준도 타 아시아 국가에 비해 높아 임상센터로 충분한 매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국계 회사들의 방문이 늘고 있는데, 당장 계약을 하겠다기 보다는 임상을 맡길만한 수준이 되는지 타진하는 정도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얼마전엔 AAHRPP 회장이 한국을 방문했다. 지난해 AAHRPP 인증을 받은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하고, 한미 FTA이후 다국가 임상시험이 크게 증가할 것에 대비, 국내 의료계에 국제적 임상시험 인증의 중요성을 설명하기 위해서였다.


국내 임상 및 전임상 대행사(CRO 및 CMO)들의 행보도 분주하다. CRO 사업부를 운영중인 라이프코드 (102,400원 ▼4,100 -3.85%)는 지난해 CRO 인력을 충원하고 임상계획서 작성등을 전담하는 리서치팀을 신설했다. 신약개발 지원 서비스를 하는 오리엔트 (520원 ▼6 -1.14%)바이오의 경우, 지난해 영국의 실험동물업체인 찰스리버(Charles River)와 제휴를 맺고 해외 바이어들에게 국제 표준규격 수준의 마우스 등 실험동물을 제공할 수 있도록 채비를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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