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부회장 경영전면 나선다

머니투데이 백진엽 기자 2007.03.12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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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행보 바빠져.."'현장경영'으로 '글로벌롯데' 키울 것"

롯데그룹 부회장으로 취임한지 10년차를 맞는 '오너 2세' 신동빈 부회장. 그동안 공식석상이나 언론에 자주 등장하지 않아 '은둔형 경영자'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인 신 부회장이 최근 180도 변신을 꾀하고 있다.

신 부회장은 올들어 국내외 공식석상에 얼굴을 내미는 일이 부쩍 많아졌다. 특히 해외에서의 행보에 신경을 쓰면서 롯데그룹의 글로벌화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모습이다.



오는 19일 신 부회장은 중국 상하이에서 현지 식품지주회사 출범식을 기념해 기자간담회를 갖는다. 신 부회장이 직접 주관해 현지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본인이 직접 중국 식품지주회사를 챙기고 있다는 모습을 통해 이 중국사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롯데의 중국 식품지주회사는 그룹 계열사들의 중국 진출이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이를 통합적으로 조정하고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의 개념으로 설립된다. 또 현지에서 식품과 관련된 투자 등도 총괄하게 된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는 그룹 사상 처음으로 중국 칭다오에서 '롯데 아시아 전략회의'가 열렸다. 이 역시 신 부회장이 직접 주재했다. 또 1월말에는 세계적인 초콜릿그룹 허쉬와의 제휴식에도 직접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9월에는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해 건설중인 롯데백화점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기도 했고, 10월 중순에는 중국 북경과 상해를 찾아 식품사들의 해외지사 업무보고를 받고 공장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이처럼 최근 신 부회장의 해외 행보가 적극적인 이유는 그의 경영철학인 '현장 경영'과 롯데의 글로벌화가 어울리면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에 머무는 동안에는 시간이 날 때마다 인근 백화점이나 호텔, 경쟁사의 백화점이나 호텔까지 둘러보는 등 항상 현장에서 느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항상 강조하는 "고객이 필요한 것을 읽어라"는 말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현장에 없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롯데가 각 계열사별로 해외 진출을 최우선과제로 내세우자 이를 진두지휘하기 위해 해외 현장을 꼼꼼히 체크하고 다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작년 우리홈쇼핑 인수와 롯데쇼핑 상장이라는 커다란 두가지 이슈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것에 자신감을 얻어 올해는 '글로벌'을 내세워 경영 전면에 나서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아울러 신격호 회장의 신임을 받고 있는 이인원 사장을 롯데그룹 정책본부 수장으로 불러들이면서 내정은 이 사장에게 맡길 수 있게 된 점도 신 부회장이 글로벌 경영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된 하나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 사장은 경영스타일이 신격호 회장과 비슷, 내부적으로 조직을 조율하고 필요할 때는 개혁하는데 정평이 난 CEO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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