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2008년 큰 장'을 대비하라

머니투데이 이건희 외부필자 2007.01.05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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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KT 삼성전기 LG화학 상승세 유지할 듯

지난해 <2006 증시는 '슬로우', 내 년 이후 '퀵'>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머니투데이 독자분들께 다음과 같은 논지를 편 적이 있습니다.

"2003년이 퀵(quick), 2004년이 슬로우(slow), 2005년이 퀵(quick)의 흐름에 해당하므로 2006년 슬로우(slow)의 흐름이 나타난다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아직까지도 주식에 대한 자산비중이 매우 낮은 경우라면 올해가 주식에 대한 자산 비중을 높이기에 마지막 최적의 해가 기회가 될 지도 모릅니다. 해외 이머징 마켓이 너무 가파르게 상승해서 조심스럽게 바라보았던 경우에도 2006년의 본격적인 하락조정 기간을 신규로 진입할 수 있는 적절한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뒤 2007년 이후 퀵(quick)의 흐름이 나타난다면 그때 가서 환매를 고려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와 같은 시각은 장기적인 시각이기 때문에 앞으로 큰 변동 없이 유지될 수 있으리라 전망합니다. 지난 10년 동안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의 연간상승률을 살펴보면, △1997년: -41% △1998년: +50.2% △1999년: +78.7% △2000년: -47.2% △2001년: +37.8% △2002년: -10.1% △2003년: +28.1% △2004년: +9.8% △ 2005년: +53.9% △2006년: +4%, 이와 같이 나타났습니다. 2년 넘게 큰 폭의 상승이나 큰 폭의 하락이 이어졌던 경우가 없습니다.

이런 흐름에 따라 지난해 연초 지수 1383.3 포인트 대비 1434.46 포인트로 마감한 장은 이미 강보합 혹은 약보합으로 예견됐던 결과였습니다. 대세상승이 유효하다면 지난해가 쉬어가는 해였기 때문에 올해는 상승률이 확대될 것 같고 내년에는 더 큰 상승률이 나타나리라 예상합니다.



주식시장은 원래 그 속성상 한 해 한 해만 바라본다면 변동성이 매우 큽니다. 변동성만을 중요시 여기고 그것에 휘둘려 투자를 한다면 시장의 장기 상승의 과실을 먹을 수 없습니다. 부동산 시장이나 아파트 시장이 지난 몇 년간 크게 올랐지만 소수의 사람들이 보유한 아파트를 제외하고는 상승률이 몇 년 전 주식형 펀드에 가입한 사람들이 얻어낸 수익률을 넘지 못합니다.

따라서 가격이 크게 오르는 특정 아파트를 사지 못했다고 시샘의 눈초리로 바라보느니, 소액이라도 투자하기 용이한 증권 시장을 통해 장기적인 상승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낫습니다. 주식시장에서도 큰 흐름의 줄기를 잡고 투자를 한다면 부동산 시장에 못지않은, 혹은 오히려 그보다 더 큰 수익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대세상승이건 대세하락이건,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이 큰 흐름상으로는 어느 정도 연동성을 갖습니다. 따라서 부동산이 급등 시기는 지나가도 큰 폭의 하락이 오기보다는 전체적으로는 안정세를 유지하게 되면 주식시장이 강세를 나타내는데 유리해질 것입니다. 주식시장의 상승추세를 뒷받침해줄 요소 중에는 원유, 금속, 비철금속, 곡물 등 상품시장이 올해 강세를 유지하리라는 전망도 포함됩니다. 모든 상품이 똑같은 정도로 강세를 나타내지는 않겠지만 다양한 상품들 중에서 일부는 조정을 보이는 구간에서도 다른 상품은 초강세를 나타내 상품시장 전체에 대한 투자심리를 유지시켜 줄 것입니다.


해외 주식시장에서는 2005년에 중국이 부진을 면치 못했으나 2006년에는 가장 크게 상승했듯 국가 별로 상승의 탄력성이 돌아가면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런 점도 글로벌 주식시장이 대세상승을 이어가는데 보탬이 되는 것입니다. 중국은 강한 상승의 흐름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 같습니다. 인도는 2년 연속 대단한 상승률을 나타냈는데 내년에는 상대적으로 완만한 움직임이 예상됩니다. 인도시장이 큰 폭 상승하는 과정에서 간과했던 부분들을 시장에서 인지하면서 그것을 빌미로 조정받는 양상이 간혹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인도 펀드는 내년 초 환매해 다른 이머징마켓의 펀드와 국내펀드에 나누어 교체하는 것도 고려해볼만 합니다.

우리나라 시장의 구체적인 종목에서는 KT, 삼성전기, LG화학처럼 지난해 중반 바닥을 찍고 하반기에 상승추세를 나타냈던 종목들이 상승에 대한 논리가 뒷받침되면서 올 상반기에도 상승추세를 이어갈 수 있으리라 전망됩니다. 한편 LG전자, 삼성SDI, 현대차처럼 지난해 초 꼭지를 만들고 1년 동안 하락추세를 지속하였던 종목들은 상반기에 서서히 주가가 돌아서기 시작하리라 예상됩니다.

지난해 하반기 수출주도주의 주가를 불안하게 만들었던 주범으로 원화강세 현상을 빼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환율은 장기적으로는 원화강세 추세가 지속되겠지만 너무 빠른 속도로 나타났던 변동성을 줄여가면서 앞으로는 다소 안정세를 찾아가는 구간에 접어들 것 같습니다. 어차피 우리나라가 경제력이 커지고 선진국으로의 도약해 나가야하는 과정에서 원화강세 현상은 피할 수 없습니다. 원화강세 추세에 적응해가는 과정이 우리나라의 기초체력과 기업들의 경쟁력도 강하게 만들 것입니다.

경제 외적인 요소로서 과거에는 대선이 있는 해에는 시장이 하락을 하고, 대선을 치루고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다음에 주식시장이 큰 폭의 상승을 나타냈던 적이 많습니다. 그러한 과거의 경험 만을 바탕으로 한다면 대선이 있는 2007년을 불안하게 바라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변화의 사이클이 빨라지고 있고, 그 어떤 기대감이나 재료가 시장에 반영되는 것도 점점 빨라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따라서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기 이전부터 시장은 큰 폭으로 상승하리라 예상됩니다.

수급상 적립식펀드와 변액보험 등의 장기투자자금이 견조하게 시장 내에서 머무를 수 있는 것은 노후에 대한 준비에 사람들이 점점 더 많이 신경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식시장에서도 장기투자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인식이 늘어나고 있어서 몇 개월 정도의 조정에는 급격히 환매하려는 심리가 과거보다 크게 줄어들었다고 판단됩니다. 이러한 사람들의 심리변화도 대세상승이 이어지게 되는데 크게 일조합니다. 연기금의 투자금액도 새해에 늘어나게 되어있을 뿐더러 기업들의 여유자금을 통한 주식매입도 시장의 수급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외국인이 장기적인 매도 추세를 나타내는 것은 수급 상 불리한 요소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지난해 상당히 많은 금액의 주식을 외국인들이 지속적으로 팔면서 보여주었던 태도가 주가를 하락시키면서까지 아래로 던지는 매도는 적었다는 것입니다. 대량 매도하는 측에서 주가를 밀어 내리면서까지 매도를 하려 하느냐, 위에다 받쳐놓으면서 매도를 하느냐, 이런 것도 시장에 상당히 영향을 주게 마련입니다. 외국인 입장에서는 우리나라 시장이 오르지 않아도 원화강세로 인해 달러화로 환산한 주가는 오르기 때문에 여유로운 마음으로 매도해도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비중이 적정수준까지 줄어들려면 앞으로도 상당히 많은 양의 대기물량이 있다고 봐야할 것입니다. 상당히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의 미래를 믿으면서 유입됐던 대규모 투자금들이 많았지만 새롭게 성장하는 이머징마켓이 부상하면서 그들 나라로 투자자금이 옮겨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고, 그로 인해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외국인 투자자금이 과거와 같은 수준으로 머물러 있기를 바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외국인의 자리가 점차 내국인으로 바뀌어가는 과정을, 이 또한 원화강세 현상처럼, 우리나라의 경제력과 국력향상에 따른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이제는 세계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것들도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꼭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만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국내 주식시장을 오히려 더욱 안정적으로 상승할 수 있게 해줍니다. 여러 시장에 투자자금이 분산돼있으면 전체적인 수익률 변동성은 집중투자 경우보다 줄어들어서, 어떤 시장이 상대적으로 저조하더라도 크게 불안해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기다릴 수 있는 것입니다. 예컨대 오직 국내 주식형펀드 하나에만 집중 투자돼 있다면 그 펀드의 수익률이 저조할 때 환매를 하고플 정도로 마음이 흔들릴 수 있지만 다른 국가 펀드에 들어간 것은 수익률이 매우 높다면 자산분배의 포트폴리오를 급히 재조정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기다리기 편한 것입니다.

따라서 개인 투자가들은 2007년에도 국내펀드 몇 개와 해외펀드 등에 분산 투자해두는 것이 무난한 방법이라 하겠습니다. 직접투자와 간접투자로 분산을 하는 경우라면,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가 어차피 대형주에 대한 간접투자인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직접투자에서는 KOSPI 200 안의 대형주 종목을 직접 매매하지 않고(그것은 간접투자로 맡기고) 중소형 가치주나 신성장주 등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전체 자금의 효율성 면에서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해외펀드에서는 선진국을 대상으로 하는 펀드가 아니라 이머징마켓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직은 수익률 면에서 더 유리할 것 같습니다.

주식시장에서는 2008년이라는 좀 더 희망적인 전망을 가진 해가 뒤이어 오게 되어있기 때문에, 2008년으로 넘어가는 중간단계인 2007년에는 주식시장에 관련된 투자를 유지하는 것이 더 괜찮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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