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남용 부회장은 2일 시무식 겸 취임식에서 30년전 신입사원 시절을 회고하며 직원들의 분발을 당부했다.
남용 부회장은 이날 76년 LG전자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당시 워크샵 시간에 주어진 과제는 향후 20년뒤 신제품 아이디어를 내보라는 것이었다. 흑백TV가 주를 이루던 시절, 남용 부회장이 속한 팀은 벽걸이 TV를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또 다른 에피소드. 남부회장이 미국 판매법인에서 근무할때 일이다. 20년전엔 LGTV의 불량률이 20%에 달했다고 한다. 남 부회장은 "당시 '우리 제품의 불량률은 20%라 그만큼 저렴하게 팝니다. 불량이 나면 확실히 AS해드리겠습니다'는 식으로 물건을 팔았다"며 "이제 세계적인 TV메이커가 된 LG의 저력에 가슴벅차다"고 말했다.
남 부회장은 이어 "주주와 고객과 그리고 사원들에 대한 가치 창출에 열광적으로 집착하는 진정한 글로벌 조직을 만들겠다"며 "매출 수익성, 주주수익률 등 모든 면에서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TOP3가 되고, 사람과 일하는 방식에서 세계 최고가 돼달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남용 부회장의 신년사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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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새해에도 여러분과 여러분 가정에 행복과 행운이 함께 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8년 만에 다시 LG전자에 돌아와서 이렇게 서 있고 보니 기쁜 마음으로 가슴이 설렙니다. 제가1976년 LG전자에 입사할 당시 상황과 그 동안 변화해 온 모습을 뒤돌아 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당시에 누가 감히 LG전자가 400억 달러가 넘는 규모로 성장해, 쟁쟁한 선도 글로벌 기업과 같은 명성을 갖게 되리라고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든 것은 바로 여러분들입니다.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의 힘이 모여서, 1976년 당시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오늘의 LG전자를 만들어 내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것은 여러분들도 한결같이 동의하고 계실 걸로 생각합니다.
지금 세계는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를 예상하고 그 변화에 동참함은 물론 변화를 리드해야만 비로소 성장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시장, 새로운 고객 세그먼트, 새로운 기술, 새로운 융합 트렌드 등으로부터 나오는 무한한 성장 기회를 생각해보면, 우리는 그야말로 도전과 기회로 가득 찬 흥미진진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기회를 반드시 우리의 것으로 만들어 내어야 합니다.
현재 우리의 제품은 세계 최고의 반열에 들어서기 시작했으며, 제품의 우수성을 바탕으로 지구촌 고객 개개인과 가정 구석 구석으로 파고 들어가 이제는 고객들의 생활의 중요한 일부가 되고 있습니다.
저는 LG전자가 참여하고 있는 사업분야에서 지금까지 목표였던 글로벌 Top 3가 반드시 되어야 하며, 또 될 수 있다고 굳게 믿습니다. 그러나 이 목표는 좀더 명확하고 대담해야 합니다. Top 3가 의미하는 것은 매출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시장점유율, 수익성, 성장율, 주주수익율에 있어서도 Top 3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만 "사람"과 "일하는 방식"에서만은 Top 3가 아니라 반드시 최고가 되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목표하는 곳에 어떻게 도달할 것이며, 어떻게 해야 단순히 Top 3를 넘어서 궁극적으로 세계 최고가 되고자 하는 우리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을까요?
훌륭한 회사를 만들기 위한 저의 열망은 한 가지 중요한 주제에 그 모든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가치 창출"입니다. 주주와 고객과 그리고 사원들에 대한 가치 창출입니다. 저는 우리의 모든 조직을 "가치창출에 열광적으로 집착하는 진정한 글로벌 조직"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모든 사람이 가치를 창출하지 않는 모든 일을 배격하고 세계에서 가장 일 잘하는 방식으로 오로지 가치 창출에만 전념하는 그런 조직을 만들고자 합니다.
첫째, 주주 가치 창출에 집착한다는 것은 다음과 같은 세부적인 노력들에 집중함을 의미합니다.
1. 주주가치를 획기적으로 증대 시킬 수 있는 명확한 전략이 있어야 하고 이러한 전략과 각 조직의 실천적 행동을 일관되게 정렬시켜야 합니다. 사업별로 경쟁력이 어떤지, 취약한 경쟁력을 개선하고 단기적인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적절한 전략들을 가지고 있는지, 향후 3-5년 내에 시장에서 어떤 성장 기회들이 있는지, 그리고 이러한 기회를 실현시키기 위해 얼마나 잘 준비되어 있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전략을 구체화하고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
2. 기대하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손익계산서상의 비용항목뿐만 아니라 대차대조표상의 공장, 장비, 재고, 부채 등 모든 자산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인재들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지, 이들 자산으로부터 최대한의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지, 그러기 위해 어떤 일들을 추진 중에 있는지를 이해해야 합니다. 물론 비용을 줄여 수익성을 높이는 것도 필요합니다만, 이보다 더 중요하게는 가치창출원천에 대한 보다 본질적 이해가 필요합니다. 단순히 "비용을 절약하는 데 급급해 혁신적으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될 것입니다.
두 번째로 고객에 대한 가치창출에 집착한다는 것은 차별적이고 독특한 가치를 제공하는데 전념함을 의미합니다. 그러려면 고객을 모든 일의 중심에 두어야 합니다.
1. 신제품 개발 시에는 우리가 생산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기술적으로 가능한 것이 무엇인지 보다는 고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혹은 고객들이 표현은 못하지만 무엇을 간절히 바라는지를 알아내어 그러한 기능과 가치를 우리의 상품과 서비스에 담아 내야 합니다.
2. 마케팅 활동과 투자는 고객들에게 가장 호소력있게 고객의 마음을 사로 잡는데 집중되어야 합니다. 가장 원하는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고 고객이 우리에게 꼭 오고 싶어하는 이유를 만들어야 하며, 이 이유를 고객들이 듣고 싶어하는 방법으로 커뮤니케이션 해서 고객으로부터 깊은 감성적 유대감을 끌어 낼 수 있는 흡입력 있고 호소력 있는 브랜드를 만들어 내어야 합니다.
3. 참여하고 있는 모든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각 시장에서 진정으로 무엇이 필요한지를 이해해야 합니다. 한 나라에서 성공했던 전략이 다른 나라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단정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채널구축에서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이르기까지 각 지역의 고객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반영하여, 지역에 꼭 맞는 특화된 마케팅 전략을 고안하고 실행에 옮겨야 할 것입니다.
세 번째는 사원들에 대한 가치 창출에 집착해야 합니다. 사원들에 대한 가치 창출 문제와 관련해서 저는 우리 LG 전자를 세계 최고의 인재들이 일하고 싶어하는 기업, 세계 수준의 글로벌 기업들이 최고의 인재들을 스카우트 하고 싶어하는 기업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1.::사원들에게 다른 직장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획기적인 자기 계발 기회와 글로벌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2. 일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방식을 만들고, 배우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사원 개개인의 시장 가치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역량을 구축해야 합니다.
3. 지위나 활동자체만으로 사람을 평가하기 보다는 행동의 결과로서 어떻게 가치를 창출하여 조직에 기여했나를 중심으로 평가할 것입니다.
저는 앞으로 과연 어떤 기회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를 생각해보면 참으로 흥분됩니다. 30년 전 동료들과 함께 30 년 후 회사가 어떤 모습일까를 상상했던 그 때처럼, 우리 LG 전자가 앞으로 3년 후, 5년 후, 10년 후, 그리고 30년 후에 과연 어떻게 되어 있을까를 함께 상상해보았으면 합니다. 제가 LG 전자에 입사한지 벌써 30년 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지만 저는 1976년 입사할 때와 꼭 같은 에너지와 열정으로 새로운 임무를 수행해 가고자 합니다. LG 전자를 고객, 주주, 사원들을 위한 가치 창출에 열광적으로 집착하는 진정한 글로벌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는 데 저의 모든 열정을 다 할 것을 이 자리를 빌어 임직원 여러분에게 약속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