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KT는 올들어 줄곧 '매출과의 전쟁'을 벌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출목표를 지난해보다 2000억원 낮췄는데, 이마저 달성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을 떨칠 수 없었다. 무엇보다 주력사업인 전화와 초고속인터넷쪽 매출이 예전보다 더 침체되고 있는게 심상치 않다.
이처럼 절대비중을 차지하는 유선전화의 매출침체가 장기화되면서 KT의 고민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몇년전 98%에 달했던 시내전화 점유율은 후발업체들의 틈새공략으로 이제 92%까지 떨어졌고,시내전화와 시외전화 통화량 감소현상도 호전될 기미가 없다.
우리나라는 인터넷전화에 070 착신번호를 부여하면서 기간망사업자의 망과 연동할 때 상호접속료를 내도록 규제하고 있지만, 해외에선 인터넷전화를 무료서비스하는 업체도 많다.
국경 없는 인터넷을 타고 흐르는 인터넷전화를 음성망(PSTN)이 막아내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다. 과거 초고속인터넷(ADSL) 보급속도나 이동전화 가입속도에서 경험했듯이, 서비스품질(QoS)이 보장된 인터넷전화 시장은 한번 불길이 일어나면 겉잡을 수 없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뚝이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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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KT는 음성망 중심의 전화사업을 하루 빨리 연착륙시킬 준비를 해야 한다. 광대역통합망(BcN)으로 음성망(PSTN)을 'all IP'로 고도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지금까지 KT 매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전화수익'을 연착륙시키는 일이다.
내년부터 후발 유선업체들이 초고속인터넷과 인터넷전화, 방송을 묶은 결합상품을 잇따라 내놓을 것이다. KT 역시 지배적사업자에 대한 결합상품 할인판매가 허용되면, 이 대열에 합류할 수밖에 없다. 결합상품 시장의 경쟁력은 '요금'이 좌우할 것이다. 이런 현실에 맞춰, KT 시내/시외전화의 요금구조도 되짚어봐야 한다.
'음성전화는 공짜'인 시대가 온다. 그 중심에 인터넷전화가 있다. KT도 인터넷전화에 대한 사업적 재조명을 해야 할 때다. 갖고 있는 모든 것을 버리려고 마음 먹을 때, 더 큰 세상이 보인다. 매출목표를 달성하고 배당을 높여 주주 만족을 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KT에게 더 중요한 것은 '버팀목 바꿔끼우기 작업'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