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백만장자 21% 급증..세계 1위"

뉴욕=이백규 특파원 2006.06.21 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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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년간 우리나라의 백만장자 수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릴린치와 캡제미니가 20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부유층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고액순자산보유자(High Net Worth Individual: HNWI)'로 정의된 한국 내 백만장자 증가율은 21.3%로 세계에서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HNWI는 일반적으로 기본 주거용 주택을 제외한 순금융자산을 100만달러 이상 소유하고 있는 백만장자를 의미한다.



한국 부자의 증가 이유로는 지난해 54% 오른 종합주가지수(KOSPI)가 꼽혔다.

한국 내 백만장자의 수는 2004년에 7만1000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8만6000명 수준일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에 이어 19.3% 늘어난 인도가 2위를 차지했고 3위는 고유가 호황을 누리고 있는 러시아로 지난 한 해동안 17.3% 늘어났다. 다음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15.9%), 인도네시아(14.7%), 홍콩(14.4%), 사우디아라비아(13.5%), 싱가포르(13.4%), 아랍에미리트연합(UAE.11.8%), 브라질(11.3%)이 뒤를 이었다.

중국과 미국은 6.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미국 부자들의 경우 자산의 76%를 미국 주식시장에 집중적으로 묶어 두는 바람에 지난해에는 재미를 보지 못했다.

전세계적으로는 부자 수가 6.5% 늘어난 870만명으로 집계됐다. 전세계 백만장자 이상 부자들의 금융자산은 33조3000억달러로 전년보다 8.5% 불어났다.


보고서는 "지난해 중남미와 동유럽, 아시아-태평양, 아프리카, 중동 지역의 경제가 특히 강했으며, 이에 힘입어 부자들이 많이 늘어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투자자산이 3000만달러를 넘는 '거부'의 수는 더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지난 한해동안 전세계 거부는 10.2% 늘어났다. 2004년에는 8.9% 증가했었다.

지난해 인도와 한국, 폴란드, 남아프리카공화국 증시의 경우 40%를 넘는 상승세를 기록했지만, S&P500지수는 3% 오르는데 그쳤다.

보고서는 "미국증시가 계속해서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경우 미국 부자들의 해외 투자가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시장이 꺾이고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는 와중에서도 거부들은 고수익 투자처를 찾아낼 수 있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내 백만장자들은 주식과 채권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금융전문가들이 권고하고 있는 비중보다 많은 자산을 현금자산의 형태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HSBC은행이 투자자산을 100만달러 이상 보유하고 있는 472명의 백만장자와 251명의 금융전문가들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결과, 백만장자의 34%가 투자자산의 5분의 1 이상을 현금자산으로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현금자산을 전체의 5분의 1 이상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금융전문가는 12%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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