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잘하는 직원 만들기

고현숙 한국코칭센터 사장 2005.12.12 12:20
글자크기

[고현숙의 경영코칭]회사의 모든 일은 대화로 이뤄진다

가끔씩 내심 놀라게 되는 일이 한 가지 있는데, 의외로 말과 글을 다루는 데 심각하게 서툰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종종 글을 받다 보면, 주어와 술어가 조응하지 않거나, 너무 장황하게 전개되어 요지가 뭔지 알 수 없는 글, 혹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가 없는 일방적인 글, 예의에 어긋나는 표현이나 목적에 맞지 않는 글 등 읽기에 어려운 글이 많다.

사실 글을 잘 쓴다 하는 몇 사람을 제외하고는 많은 사람이 글 쓰기를 어려워한다.



우리들의 말하는 습관은 어떤가. 자신감이 없는 말, 이리저리 돌리거나 말의 뜻을 약화시키는 쓸데없는 장식이 많이 따라 붙는 말들이 많다.

그래서 듣는 사람이 핵심을 파악하기 어렵게 한다. 또 생각을 물어보는데 단편적인 느낌만으로 답하기도 하고, 시작에선 A가 초점이었는데 중간에 이슈는 사라지고 C로 빠지는 경우도 많다.



젊은 세대로 갈수록 더 나아질까. 재미있게 말하는 사람은 확실히 많아졌지만 말을 제대로 하는 사람은 적다는 느낌이다. 오해하지 말 것은 여기서 요구되는 수준이란, 말을 잘하거나 글을 아주 잘 쓰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생각을 잘 정리하여 전달하는 수단, 조직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도구로서 활용하는 정도면 된다. 미문이라기 보다는 요점이 분명하게 정리된 글을 쓸 수 있고, 말 솜씨가 탁월하다기 보다는 자신이 전달하려는 뜻을 간명하게 전달할 수 있으면 된다.

사실 이 정도는 일반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도달해야 할 보통 수준인데, 안 된다는 것은 입시위주 교육의 폐해이기도 한 것 같다. 우리 회사 직원들에게 매주 엘리베이터 스피치를 훈련시킨 적이 있다. 중요한 고객을 엘리베이터 안에서 만났다고 가정하고, 1층에서 20층까지 올라가는 그 동안에 어떻게 우리 회사와 서비스를 소개할 것인가를 롤 플레이 하는 것이었다.


짧은 시간에 이렇게 하는 것은 매우 큰 도전이고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기 때문에 직원들이 부담을 느끼기도 했지만, 매주 돌아가면서 전체 앞에서 둘이 롤 플레이를 하는 이 과정은 매우 재미있고 유익했다. 또 훈련을 거듭할수록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핵심을 요약하고, 표현을 가다듬는 계기가 되었다. 즉 자신이 파는 제품(서비스)의 셀링 포인트를 분명히 정리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Corporate is all about Conversation'(회사는 곧 대화)이란 말이 있다. 회사의 모든 것이 사실은 대화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업무 지시와 보고는 물론, 프로젝트도 고객 상담도 영업도 모두 대화로 이루어진다.

이러니 회사에서 유능하게 일하려면 대화에서 유능해질 필요가 있다. 물론 학교에서부터 이런 훈련이 되어야지만, 조직에서도 직원들에게 말 잘하는 법, 글 잘 쓰는 법을 훈련시키는 데 신경을 써야겠다.

외국에서는 프레젠테이션 기술, 글 쓰기 기술, 말하기 기술을 가르치는 클래스들이 항상 직장인들로 성황을 이루고, 회사에서는 인재개발을 위해 이런 외부 교육에 직원들을 보내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회사에서 직원들에게 훈련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 회의에서 짧은 발표, 프레젠테이션을 정기적으로 하게 하고 회의 진행을 맡기고, 임파워링을 함으로써 실무에서 그런 훈련을 시키는 것이다. 물론 경영진의 의지가 필요한 일이다./ [email protected]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