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바이오 기업, 중국 진출하려면

최수환 라이프코드인터내셔날 대표이사 2005.10.21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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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장 진출이란 더 이상 새로운 화두가 아니다. 모든 기업이 국내에서 어느 정도의 성장을 이루었다고 생각하면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쉽게 눈을 돌리게 되는 곳이 바로 중국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바이오 기업의 경우에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 같이 좁은 시장에서 인구가 약 13억명에 이르고 매년 두 자리수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나라가 옆에 있다는 것은 실로 행운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중국이 산업적인 면에서 선진국 수준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특히 중국의 바이오 산업은 세계 선진국 수준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 일단 생산설비 기술이 낙후돼 있고, R&D 분야에 있어서도 아직 실험실 연구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바이오 분야에 대한 국가적 지원도 미국의 1% 수준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바이오 기업이 가지고 있는 줄기세포와 같은 연구 성과를 최단시간 내에 최소 비용으로 상품화 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중국 자체가 하나의 거대 판매 시장이기 때문에 신약의 판매 시장 확보에 대한 우려도 줄일 수 있다.



신약을 개발하는데 있어서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바로 상품화의 문제다. 신약은 상품화 되기까지 반드시 거쳐야 할 단계가 있다. 바로 임상시험이다. 지금까지는 이런 임상 단계를 거치는 동안 너무나 많은 비용이 들었다.

하지만 중국에서 임상시험을 할 경우에는 비용을 1/10 정도 줄일 수 있다. 중국은 다양한 질병이 많고, 환자도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의사 1인당 환자수가 많아서 임상시험 대상자 선정에도 유리한 점이 있다. 이 때문에 다국적 제약사들의 진입도 상당히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미 중국에는 세계 25위권의 다국적 제약사들이 진출해 있는 상태다.

하지만 섣부른 중국 진출은 위험 부담이 크다. 중국 진출에 앞서 중국 정부 정책에 대한 이해와 중국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 이에 따른 사업 타당성의 조사가 일단 철저히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중국은 완전한 자본주의 국가가 아니므로 시장 환경에 맞는 투자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함을 반드시 인식해야 할 것이다.


라이프코드는 최근 바이오 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중국에 합자기업인 한중인큐베이션센터(CKBIC)를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이번에 중국 진출을 진행하면서 가장 염두 해 두었던 부분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어떤 기업과 손을 잡을 것인가 하는 문제였고, 두 번째가 수익회수 문제였다.

기업 선택의 문제에 있어서 중국은 아직 정부정책이 국가 경제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나라라는 점을 고려, 국가의 최대 지원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우수한 R&D의 성과를 갖춘 베이징대학교 웨이밍 그룹과 합자해서 중국 현지에 합자회사를 설립한 미국 기업인 포춘락을 파트너로 선택하게 되었다. 그리고 중국 내 수익을 안전하게 회수하는 방법으로 제 3의 국가에 지주회사(Hoiding Company)를 설립하는 방법을 구체화하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우리나라 바이오 기업들의 중국 진출도 활발해지리라 예상된다. 하지만 중국 시장 진출에 있어서는 좀더 거시적인 안목이 필요할 것이다. 단순히 R&D 시장의 중국 시장 선점에만 의의를 두어서는 안될 것이다. 연구 개발과 더불어 그것을 상품화 하고 세계시장으로 판매하는데 있어서 중국 시장을 발판으로 삼아서 적극 활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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