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과 불행은 순환한다

장홍열 한국기업평가원장 2005.07.08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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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와경영]골프로 배우는 인생의 이치

일찍이 동양사회에는 행복과 불행은 순환한다는 사상이 있다.

지금은 불행하더라도 곧 좋은 때가 다가온다는 생각을 갖고 산다. 자신에 대한 위안을 하면서 현재의 고통을 감내한다. 그리고 희망을 포기하지 않은 삶을 산다.

반대로 지금은 모든 것이 잘 풀리더라도 언제 어느 때 밑바닥으로 굴러 떨어질 지 예측할 수가 없다. 순탄할 때 마음을 가다듬고 이변에 대비하고 난관에 부닥칠 때 참고 초심으로 돌아가 초지(初志)를 관철해야 한다.



골프가 이 순환사상을 잘 가르쳐준다.

요즈음은 장마철이라 골프 약속을 해놓고 날씨 때문에 전전긍긍하는 사람들이 많다. 날씨도 알 수 없는 조화를 많이 부린다. 지역에 따라 편차가 심하다. 지난 달부터 7월초 사이에 전국에 비 피해가 많았다.



그런데 기상청 일기예보를 비웃기라도 하듯 강원도 용평과 대관령을 중심으로 한 강릉 지방은 날씨가 이상할 정도로 좋았다. 날씨 마저 서늘해서 골프 하기에는 더 없이 좋은 조건이다.

최근의 우리나라 일기변화를 보면 예전과 다른 현상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같은 서울 하늘 아래서도 강북과 강남, 강서, 강동지역이 다르다.

날씨가 많이 불규칙해졌기 때문에 집에서는 비가 오더라도 약속된 골프장에는 정해진 시간에 꼭 가서 경기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현장에서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필자는 여러 번 경험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주말에도 새벽부터 비가 많이 와서 플레이가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지만 막상 골프장에 도착해 보니 함께 라운딩 하기로 한 동료들이 전원 출석해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느님도 젊어서 좋은 일 많이 한 늙은이에게 축복이라도 주는 듯 18홀을 라운딩 하는데 전혀 지장을 받지 않았다. 간혹 약간의 비는 뿌렸지만 곧 지나가 버려 오히려 신선한 감촉을 주어서 즐거운 마음으로 라운딩을 끝냈다.

골프를 할 때마다 어느 홀은 생각지도 않은 행운이 따르는가 하면 또 어떤 홀에서는 페어웨이도 넓고 편편해서 좋은 샷을 기대했는데 어이 없는 실타를 연출해서 기분이 착 가라앉기도 하는 것이다.

사람 사는 이치가 바로 이런 것이구나 하는 깨우침을 받는다.

골프가 가르치는 오묘함을 언제나 생각하면서 이 무더운 장마기간을 슬기롭게 보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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