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의 사활을 걸고 반도체에 매달려 온 삼성으로서는 'D램 세계 1위'를 비뚤게만 보려는 일부 여론이 못 마땅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당시 제작한 광고의 카피가 바로 '새벽 2시의 커피타임'이다.
무심히 새벽에 전화를 걸어 모이자고 한 J박사와 그 시간에 모두 잠들지 않고 각자의 연구에 매달려 있던 연구원들. 시간 개념 없이 모였는데 나중에 보니 새벽 2시 였다는 얘기다.
그러나 광고를 본 삼성 고위층은 당장 걱정이 앞섰다고 한다. 이렇게 새벽 2시까지 일을 한다고 광고를 하면 혹시 우수한 인력들이 '엄청난 노동 강도'에 지레 겁을 먹고 삼성을 기피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삼성의 노력을 알리는 것도 좋지만 반도체 전문 인력 1명이 아쉬운 판에 오해를 사면 곤란하다는 게 최종 결론. 그래서 결국 광고는 단 한번 지면을 타고는 묻혀 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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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 보면 불과 12년 전일 뿐인데도 훨씬 더 오래된 듯 느껴지는 것은 삼성도, 반도체 산업도 그만큼 눈부시게 달라졌기 때문일 것이다. 사소한 광고 내용에도 신경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었던 시기의 해프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