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 】"북은 탈북자, 남은 탈남자..."

머니투데이 이백규 기자 2004.10.21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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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방문기上, 평양 턱밑 내준 북의 도박...전쟁리스크-비용 부담 최소화의 지혜

북한은 대한민국에게 무엇인가. 북한 경제는 우리 경제에 진정 비용인가, 그렇다면 수익요인으로 바꾸려면 뭘해야 되나.

통일에 대한 "해야 한다"는 당위의 다수론과 "정말 꼭 해야만 하는 것인가"의 소수의 탐색론을 어떻게 봐야 하나.

1천년 이상의 고구려 백제 신라 3국 분단과 딱 천년의 고려 및 조선의 단일 통합에 이은 50년 남북한 이국 분단시대를 살아가는 나의 관점은 지금 무엇이고, 앞으로는 어떠해야하나.



이런 거창한 테마를, 하지만 남북의 동포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봤을 생활속의 사소한 얘기꺼리를 서울에서 개성을 오가는 길에 떠올려 봤다. 개성에서 통일과 한국, 경제를 다시 본다.

동행한 한나라당 원희룡의원은 "개성이 서울에서 정말 가깝다"고 말했다. 그렇다. 광화문에서 비무장지대 철책선까진 40km가 조금 안되고, 그로부터 8km면 개성이다. 50킬로가 채안되는 서울에서 수원 남쪽 끝정도다.



차로 달리면 1시간이 안될 거리지만 군사분계선을 넘기 위해 양측 출입국관리사무소를 통과하는데 1시간 이상이 걸려 우리는 개성에 갈 수 있었다.

20일 아침 7시30분 광화문을 출발한 버스가 북을 향해 올라갈수록 다가오는 것은 전쟁에 대한 위협과 공포감이었다.

광화문에서 20분, 자유로 들어서 5분이 채 안돼 달리는 버스 창밖으로는 M16자동소총으로 무장한 대한민국 군인들이 한강가 초소에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한다. 도로 사이 녹지 분리대에는 빨간 색깔 선명한 '출입금지' 표지판이 몇분마다 나타나고 유사시 도로 차단이 목적인듯한 콘크리트 구조물들이 보인다.


이어 도라산 제3 땅굴 표시판이 나오고 임진각 넘어 비무장 지대에 들어서니 또다른 빨간 경고판 '출입금지 지뢰주의' 가 눈에 띤다. 점검차 탑승한 북한 인민군의 눈초리와 표정에서 긴장감이 감돈다. 안내원이 한 말 "북은 남과 달리 군이 행정부보다 위에 있으니 여행중 군을 자극하는 말과 행동을 하지 말라"가 새롭다.

철책을 넘자마자 북쪽 영토에서 처음으로 마주치는 인공물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게 땅에 깔아놓은 이른바 '북침 저지용' 시멘트 사각 덩어리들이다. 피아노만한 크기에 10겹으로 해놓았다.

글로벌 스탠다드로 보면 서울에서 1시간 거리에 준전쟁상태, 남북 군사 대치국면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저항이 없다면 인민군 탱크는 1시간 남짓만에 서울에 진입할 수 있다. 장거리포가 가세하면 일거에 서울이 불바다가 될수도 있을 것이다. 역으로 남이 북침을 한다면 개성에서 평양은 170km, 서울에서 대전-천안 중간정도이니 2시간이면 국군이 평양을 접수한다. 더구나 평양-개성 4차선 고속도로가 개성 남쪽까지 뚤려있다. 한 동행자는 "북이 경제가 얼마나 안좋은지 평양의 바로 밑, 개성을 남에게 내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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