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컬러]주병학 좋은사람들 사장

신완선 성균관대 시스템경영공학부 교수 2003.12.26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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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없는 경영’을 표방하는 서번트 리더. ㈜좋은사람들의 주병학 사장의 리더십 컬러는 빨간색이다. 사람을 믿고 팀워크의 경쟁력을 신봉하는 리더에게 적합한 컬러이다.

“세상살이는 남을 싫어하는 만큼 손해를 보고 남을 좋아하는 만큼 이득을 얻는다고 믿고 있습니다. 직원들을 더욱 좋아할 겁니다.” 대표적인 서번트 리더인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의 허브 켈러허 사장과 유사한 경영철학을 추구하고 있는 주 사장은 도덕성, 성실, 겸손, 문제의식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만큼 리더십 행보가 조심스런 경영자인 셈이다.



의견수렴 수준도 상당히 높아 조직의 강점을 키우는데 초점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대로, 정치성, 커뮤니케이션, 용기 등에서는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되고 있다. 자신의 컬러를 드러내는데 신중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좋은사람들 직원 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근거로 주병학 사장의 리더십 컬러를 분석하였다. 응답자의 33.33%가 빨간색 서번트 리더로 꼽았고 노란색 사이드 리더가 21.21%로 그 뒤를 이었다. 초록색 파워, 파란색 슈퍼, 남색 비전도 10%대를 웃도는 비율이 나타날 정도로 비교적 다양한 리더십 컬러를 보여주고 있다.



리더십 평균도 똑같은 순서로 나왔다. 주컬러가 빨간색 서번트이며 보조컬러가 노란색 사이드라고 결론짓기에 충분하다. 직원들의 속내를 파고드는 현장경영이 돋보이며 더불어 가겠다는 강한 결단을 읽게 만들어준다.

주 사장 컬러리더십의 가장 큰 특징은 ‘내치에 강한 살림꾼’의 분위기가 강하다는 점이다. 현장중시 철학이 그러하며 조심스런 경영행보 또한 그러하다. 하지만 리더십의 핵심인 ‘신뢰’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왔다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리더십 자질에 대한 평가가 높으므로 인간적인 신뢰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아마 의사결정의 가변성에 기인할 가능성이 높다.

레이건 행정부에서 무려 8년간이나 부통령을 지낸 조지 부시 1세가 대선후보가 되었을 때의 일이다. 세간의 관심은 그가 2인자의 이미지를 어떻게 떨치는가 하는 점에 있었다. 후보 수락연설에서 부시는 레이건의 이야기를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자신의 시대가 왔으므로 자신의 컬러로 가겠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이젠 누구도 부시를 레이건의 2인자로 기억하지는 않는다.


경영이 무슨 정치를 하는 것도 아니므로 자신의 컬러를 고집할 이유는 없다. 조직의 성과와 경쟁력이 오로지 미래를 보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 사장은 자신의 리더십의 원칙을 만들고 지키는데 철저해야 한다. 고집을 내세우라는 의미가 아니다. 리더는 가치관과 자신감으로 승부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리더는 방향설정 능력으로 신뢰를 창출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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