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끄럼틀서 쿵!…아이 코피 나면 '이것' 의심, 응급실 가세요[한 장으로 보는 건강]

머니투데이 정심교 기자 2024.05.05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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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끄럼틀서 쿵!…아이 코피 나면 '이것' 의심, 응급실 가세요[한 장으로 보는 건강]


어린이날 아이가 신나게 노는 만큼 주의해야 할 게 안전사고입니다. 실제 질병관리청이 지난 4월 발표한 '2018~2022년 응급실 손상 환자 심층 조사'에 따르면 어린이(4~13세) 손상 환자는 연중 5월(10.6%)과 6월에(10.7%) 가장 많았습니다. 어린이 부상으로 인한 병원 방문은 골절·염좌가 흔한데, 골절 부상 시에는 성장판이 손상되지 않았는지 장기적으로 관찰하는 게 중요합니다. 특히 말이 서툰 영유아기의 소아는 아픈 것에 대한 표현도 서툴기 때문에 다친 후에 부모들의 세심한 관심이 필요합니다.

한국소비자원의 '어린이 안전사고 동향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22년 발생한 사고 총 2만1642건 중 미끄러짐·넘어짐 사고가 30%로 가장 많았습니다. 그나마 열상·찰과상 등은 간단한 치료로 대부분 호전되지만 문제는 뼈가 부러진 경우입니다. 소아·청소년기의 뼈는 성인과 달리 많은 부분이 연골인 상태로, 외부 충격에 탄력성이 커 완전 골절이 안 되더라도 휘거나 불완전 골절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뼈 성장이 멈추거나 뒤틀리는 등 성장 장애 및 변형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골절당하면 신속히 병원을 찾아 치료받아야 합니다.



미끄러지거나 부딪히는 사고로 인한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전거나 킥보드를 탈 때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사용법을 충분히 익혀야 합니다. 또 슬리퍼 종류의 신발은 바닥에 미끄러지기도 쉽지만, 발이 슬리퍼 안쪽에서 미끄러져 중심을 잃는 경우도 흔하므로 야외활동 중에는 운동화를 착용하는 게 좋습니다.

놀이터나 키즈카페의 미끄럼틀, 공중 놀이 기구 등 높은 곳에서 놀다가 추락하는 사고에 주의해야겠습니다. 추락 사고는 전체 어린이 사고 중 2위(24%)를 차지합니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근육·뼈·인대 등에 손상이 생길 수 있고 머리를 바닥에 부딪힐 경우 뇌진탕이 발생할 수도 있는데요. 특히 아이는 뼈가 성인에 비해 약하고 목·어깨 근육도 상대적으로 덜 발달해 있어 머리에 가는 충격을 흡수하는 능력이 떨어집니다. 만약 추락 사고 후 의식을 잃거나 구토하는 경우, 얼굴이 창백하거나 귀나 코에서 피가 나면 뇌진탕을 의심하고 즉각 응급실을 찾아야 합니다.



만약 잘 놀던 아이가 갑자기 호흡하지 못하고 얼굴이 창백해지면 일단 기도 막힘을 의심해야 합니다. 이때는 아이 등 뒤에서 겨드랑이 안쪽으로 양팔을 넣고 명치끝을 주먹으로 세게 밀어 올리는 '하임리히 요법'을 실시해 이물질을 빠르게 빼내야 합니다. 3분 내로 이물질을 제거하지 않으면 생명을 위협하는 위급한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기도 막힘 사고를 예방하려면 아이가 놀면서 구슬, 소형 완구 등을 입에 넣는지 세심히 살피고, 음식을 줄 때도 작게 잘라서 주며 천천히, 완전히 씹어 삼킬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합니다.
글=정심교 기자 [email protected], 도움말=왕배태 인천힘찬종합병원 소아청소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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