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중국산 철강 관세 인상"에…업계, "반사이익 제한적"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4.04.18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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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랜턴(미 펜실베이니아주)=AP/뉴시스]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미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 문화센터에서 선거 유세를 펼치고 있다. 바이든은 2024년 미 대선 승패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 펜실베이니아주 노동조합의 지지를 높이기 위해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3배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가 17일 보도했다. [스크랜턴(미 펜실베이니아주)=AP/뉴시스]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미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 문화센터에서 선거 유세를 펼치고 있다. 바이든은 2024년 미 대선 승패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 펜실베이니아주 노동조합의 지지를 높이기 위해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3배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가 17일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철강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결정한 뒤 시장에서 한국산 수출이 반사이익을 얻을 거란 기대감이 일고 있다. 그러나 철강업계에선 뜨뜻미지근한 반응이 나온다. 중국산 제품의 미국 수출량 자체가 적은데다 한국산 제품엔 이미 연간 미국 수출 할당량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18일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각) 중국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3배 인상하는 방안을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산 철강이 멕시코로 판매된 뒤 미국에 우회 수출되는 것도 차단하라고 주문했다.



바이든 정부는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이 탄소 배출 집약적이며 이들 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보조금 등 지원 정책으로 인해 저가 제품이 양산되고, 이 때문에 미국의 고품질 제품이 저평가되면서 불공정한 경쟁에 직면했다고 본다.

이는 한국산 제품의 미국 수출이 반사이익을 얻을 거란 기대감으로 이어졌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포스코홀딩스와 현대제철 주가는 각각 5.12%, 4.57% 상승했다. 철강, 알루미늄 관련주 주가가 대부분 뛰었다.



하지만, 정작 업계에선 중국산에 대한 고관세 적용에 따라 한국산 수출이 의미있는 수준으로 늘어나긴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A 철강사 관계자는 "중국산 제품의 미국 수출 물량 자체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의 전체 철강 제품 수입량 2560만톤 중에서 중국산 비중은 2.3%인 60톤 수준에 불과하다. 알루미늄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전체 알루미늄 수입 중 중국산 비중은 3.7%다.

한국산 제품의 미국 수출엔 이미 연간 할당량이 설정돼 있다는 점도 반사이익이 낮을 거란 근거 중 하나다. B 철강사 관계자는 "미국은 2018년부터 한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철강 제품의 연간 규모를 최대 268만톤으로 사실상 제한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매년 제한폭에 맞춰 수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중국산 수입량이 줄더라도 한국이 미국에 추가 수출할 여지가 크지 않은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2018년 한국이 중국산 철강을 대량 수입해 우회 수출하고 있다며 한국산 철강을 무역확장법 232조의 제재 대상에 포함했다. 이에 한국은 연간 268만톤만 무관세로 수출하기로 미국과 합의한 상태다.

중국산 철강의 미국 수출이 막히면 오히려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철강 공급 과잉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중국산 물량이 더 풀리는 만큼 제품 가격하락을 부추겨 이미 침체 단계인 철강 시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올해 1~2월 철강 수출량은 전년 보다 32.6% 늘어난 1590만톤이다. 중국 내수 시장 둔화탓에 현지 철강업계가 자국 내에서 소화하지 못한 물량을 밀어내기 식으로 수출하며 글로벌 공급과잉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는게 업계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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