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항공모함에선 이륙 거리가 짧아 '캐터펄트'(catapult·사출장치)를 통해 전투기를 밀어 올려준다. 전투기는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떠났으며 허공에서 잠시 왼쪽으로 몸이 기우는 듯하더니 이내 자세를 바로 잡고 하늘로 솟구쳤다.
미국 원자력(핵) 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즈벨트'(CVN-71·10만t급)에서 F/A-18 슈퍼 호넷 전투기가 쏘아 올려지는 모습. 통상 항공모함에선 이륙 거리가 짧아 '캐터펄트'(catapult·사출장치)를 통해 전투기를 밀어 올려준다. / 영상=국방부 공동취재단
미국 원자력(핵) 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즈벨트'(CVN-71·10만t급)에서 F/A-18 슈퍼 호넷 전투기가 날아오르는 모습. / 사진제공=국방일보
미국 원자력(핵) 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즈벨트'(CVN-71·10만t급)에서 F/A-18 슈퍼 호넷 전투기가 날아오르는 모습. / 사진제공=국방일보
한미일 취재진은 일본 오키나와 카데나 공군기지에서 'C-2 그레이하운드' 수송기를 타고 항모에 착함했다. 수송기는 굵은 쇠줄인 '어레스팅 와이어'(arresting wire)에 물고기처럼 걸려 비행갑판 중간에 멈춰섰다. 항공모함의 비행갑판은 항공기 이·착륙 거리가 지상보다 매우 짧아 캐터펄트와 어레스팅 와이어 등과 같은 장치들이 곳곳에 설치돼 있다.
루즈벨트함 갑판에는 F/A-18을 물론 EA-18G 그라울러 전자전기, MH-60 시호크 해상작전헬기 등 함재기(군함에 적재되는 항공기)로 가득찼다. 루즈벨트함과 같은 니미츠급 항모들은 통상 웬만한 나라 전체의 공군력과 맞먹는 90여 대의 함재기를 싣고 다녀 '떠다니는 군사기지'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미국 원자력(핵) 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즈벨트'(CVN-71·10만t급)에 함재기(군함에 적재되는 항공기)들이 가득 찬 모습. / 사진제공=국방일보
미국 원자력(핵) 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즈벨트'(CVN-71·10만t급)에 함재기(군함에 적재되는 항공기)들이 가득 찬 모습. / 사진제공=국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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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장실에는 이 항모 이름의 주인이자 미국의 제26대 대통령인 시어도어 루즈벨트를 다룬 사진과 흉상으로 가득했다. 함장실 벽면의 장식장에는 루즈벨트 대통령을 모티프로 한 인형인 '테디 베어'도 놓여 있었다. 함장실에 설치된 TV는 한국의 LG 제품이었고 TV 아래에는 일본제 소니 사운드바가 구비됐다.
함장실 옆방에는 미국 메이저리그(MLB)·하키리그(NHL)의 유명 선수들이 직접 사인한 야구 배트와 하키 스틱이 걸려 있는 '큰 몽둥이 선반(big stick rack)'이 눈길을 끌었다. 재임 시절 군사력을 강조하며 강경한 대외정책을 펼쳤던 루즈벨트 대통령의 '빅 스틱(실력행사)' 외교 기조를 미국 대표 프로 스포츠는 물론 궁극의 전략자산인 핵항모와도 연관 지은 셈이다.
미국 제9항모강습단의 크리스토퍼 알렉산더 단장(해군 준장)이 지난 11일 한미일 취재진에게 3국 해상훈련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 사진제공=국방일보
다만 알렉산더 단장은 이번 한미일 훈련이 북한·중국에 대한 경고메시지인지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이번 훈련은 공해상에서의 정례적인 작전이며 (사전에) 잘 조율된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이것(훈련)은 우리가 동맹국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라면서 "이는 위기의 시기에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알렉산더 단장은 지속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해선 "타 정부에 대한 메시지를 내는 것은 내 직급과 권한 밖의 일"이라며 정치적 해석에 대해선 거듭 선을 그었다.
미국 해군은 지난 11일 제주도 남방 공해상에서 시어도어 루즈벨트함을 통해 한미일 해상훈련을 실시하고 세 나라의 취재진에게 공개했다. 미군이 한미일 연합훈련이 진행되는 가운데 전략자산이자 '기함(旗艦)'인 핵항모를 언론에 공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 사진제공=국방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