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23년 무사고 배경 'MRO', 역량 더 키운다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2024.04.09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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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 대한항공 신 엔진정비공장 기공식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주요 관계자들이 첫 삽을 뜨는 모습./사진제공=대한항공올해 3월 대한항공 신 엔진정비공장 기공식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주요 관계자들이 첫 삽을 뜨는 모습./사진제공=대한항공


지난달 대한항공은 인천 영종도에서 신 엔진 정비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연면적 약 14만200㎡ 규모의 부지에서 엔진정비 역량을 키워 회사의 새로운 먹거리로 삼겠다는 포부다.

MRO는 정비(Maintenance), 수리(Repair), 오버홀(Overhaul)의 앞글자를 딴 약어다. 항공 MRO는 안전한 항공기 운항을 위해 기체, 엔진, 부품 등을 정비하는 작업을 통칭한다. 대한항공은 본사 내부에 정비본부를 두고 MRO 사업을 운영하며 운항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대한항공이 23년 연속 인명 무사고 운항을 이어오는 배경이다.



현재 대한항공은 MRO 사업 중에서도 항공기 엔진 정비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자사 뿐만 아니라 진에어를 포함한 국내 항공사 일부, 미국 델타항공, 중국 남방항공 등 해외 항공사의 항공기 엔진 수리를 수주했다. 국내외 항공사가 항공 MRO 산업에서는 대한항공의 고객인 것이다. 세계 3대 항공기 엔진 제작사인 프랫앤휘트니(PW)와 제너럴일렉트릭(GE)도 대한항공에 일부 엔진 정비를 맡긴다.

대한항공의 높은 정비 기술력은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평가받았다. 우리나라와 미국 연방항공청(FAA), 유럽 항공안전청(EASA), 중국 민용항공국(CAAC) 등 국내외 관계 당국 12곳으로부터 해당 국가의 항공기와 엔진, 부품을 정비할 수 있는 인가를 받았다.



대한항공 엔진 정비 단지가 완공되면 자체 수리할 수 있는 엔진 대수가 크게 늘어난다. 대한항공이 수주 물량을 늘리면 국내 항공 MRO 정비의 해외 의존도도 낮아진다. 현재 국내 항공 MRO 전체 물량의 절반 가량이 해외로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항공은 PW와 GE, CFM인터내셔널의 엔진 수리를 맡는다. PW와 GE 엔진은 전 세계 항공기 10대 중 8대에 들어갈만큼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대한항공은 2021년 PW사의 차세대 '기어드 터보 팬'(Geared Turbo Fan·GTF) 엔진 정비 협력 계약을 맺는 성과를 냈다. 이는 PW사 엔진 정비 네트워크에 가입했다는 뜻으로, 대한항공의 높은 정비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GTF 엔진 정비 네트워크에는 미국 델타, 독일 루프트한자 테크닉 등 해외 주력 항공사 및 MRO 기업들이 참여한다. 대한항공은 차세대 신형 엔진을 포함해 정비 가능한 엔진 대수도 늘려나갈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과 통합한 이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분야도 MRO 사업이다.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 에어서울, 에어부산의 항공 정비 물량까지 흡수할 경우 큰 폭의 성장이 기대된다. 또한 양사 정비 인력과 시설을 적극 활용한다면 보다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항공 MRO는 고효율·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성장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대한항공은 항공 엔진 MRO 산업에서의 입지를 단단히 다지고, 안전한 항공기 운항으로 고객들이 믿고 탈 수 있는 항공사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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