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들께 죄송하다."
지난 28일 오전 열린 SK이노베이션 정기 주주총회. 주총이 진행된 1시간30여분 동안 주주들은 연신 '주가 부진'을 질타했고, 경영진은 거듭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SK이노베이션은 28일 11만8400원에 장을 마쳤다. SK이노베이션 주가는 2021년 초 장중 32만원을 돌파하기도 했지만, 이후 꾸준히 내리막길을 탔다. 작년 7월(22만원대)과 비교해도 주가 하락폭은 크다. 지난해 9월 단행한 1조1433억원 규모 유상증자 여파가 컸다. 유증을 결정한 지난해 7월부터 SK이노베이션 주가는 빠르게 빠졌다. 대규모 유증은 배터리 자회사인 SK온 투자와 연관 있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유증을 통해 SK온에 2022년 12월, 2023년 1월 1조원씩 총 2조원을 투입했다.
경영진은 사과했다. 이날을 끝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는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주주들을 이용해 회사 이익만 가져가겠다 생각한 적은 없다"면서도 "주주들에 실망을 안겨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번 주총에서 SK이노베이션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된 강동수 SK이노베이션 부사장도 "주가 부진에 대해 주주들께 죄송하다"고 했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28일 오전 정기 주주총회 이후 열린 주주와의 대화 시간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미리 기자
이석희 SK온 사장이 28일 오전 정기 주주총회 이후 열린 주주와의 대화 시간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미리 기자
강동수 부사장은 "정유의 미래 성장성이 없는 건 사실"이라며 "전기차가 활성화하면 저희 회사가 기업가치 측면에서 한 단계 더 뛸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SK이노베이션 주가는 현재 2차전지 섹터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작년 하반기 이후 전기차 시장 수요가 주춤하지만, 충전 인프라 확대, 전기차 출시 확대, 금리 인하 가능성 등과 맞물려 올 하반기나 내년에는 SK온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SK온은 현재 올 하반기 손익분기점 달성을 목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