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바이오견제법 발의' 美의원 사임…"'탈중국' 추세, 법안과 무관"

머니투데이 홍효진 기자 2024.03.28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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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보안법' 발의한 美의원, 4월 사임…입법 지연·제재 완화 전망
글로벌 바이오기업, '탈(脫) 중국' 공감대 형성…"법안과 무관하게 중국 업체 떠날 준비"

글로벌 바이오 CDMO(위탁개발생산) 시장 점유율. /사진=김다나 디자인기자글로벌 바이오 CDMO(위탁개발생산) 시장 점유율. /사진=김다나 디자인기자


미·중 '바이오 패권' 전쟁이 본격화한 가운데 중국 바이오기업을 견제하는 취지의 법안을 발의한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이 내달 사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안을 주도하던 의원 자리가 공석이 되면서 입법 추진이 미뤄지거나 제재가 완화되면 중국 기업에 유리한 분위기로 흘러갈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이미 글로벌 기업 간 '탈(脫) 중국'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중국 기업의 영향력을 줄이려는 움직임은 변함이 없을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28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생물보안법'(Biosecure Act)을 발의했던 마이크 갤러거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은 오는 4월19일부로 사임한다. 그가 발의한 생물보안법은 중국 바이오 기업과 거래를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법안 내 '우려되는 생명공학 기업' 목록에 우시바이오로직스 자회사 우시앱텍, BGI(베이징유전체연구소) 등 중국 바이오 기업들이 대거 포함됐다. 발의 당시 갤러거 의원은 "BGI는 미국인들의 유전자 데이터를 수집해 이를 중국 군사력 연구에 활용하고 있다"며 "중국 공산당은 미국 시민을 위협하는 생물 무기 개발에 해당 데이터를 사용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법안은 지난 6일 미국 상원 국토안보위원회 문턱을 넘으면서 입법에 속도가 붙었다.



그러나 갤러거 의원이 내달 떠나면서 법안 입법도 지연될 수 있단 예상이 나온다. 피어스파마·바이오센추리 등 바이오 전문 외신은 "생물보안법의 미래가 다소 불확실해졌다"며 "법안 추진이 미뤄지거나 중국 바이오 기업에 대한 금지조항 등이 완화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산업계에 생물보안법과 관련, 중국 기업에 아웃소싱(위탁) 중인 자국 기업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시선도 있어 실제 법제화 절차가 더뎌질 가능성이 있다. 이 가운데 우시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지난해 매출액이 170억3000만위안(약 3조16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6% 증가했다"며 "대형 바이오 기업들이 비용 절감·효율성 제고를 위해 우시바이오로직스 등 CDMO사에 핵심 서비스를 아웃소싱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에 국내 CDMO 기업들이 중장기적으로 수혜를 볼 것이란 시각도 엇갈린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 (770,000원 ▼10,000 -1.28%)는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대표적인 국내 업체였다. 글로벌 바이오 CDMO 시장 내 삼성바이오로직스 점유율은 약 9%로, 10%인 우시바이오로직스와 근소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법안 통과 시 중국 기업의 위탁생산 물량이 국내 기업으로 넘어올 공산이 커지면서 수혜가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우시바이오로직스 주 고객층이 바이오텍인 만큼 에스티팜 (85,700원 ▼700 -0.81%)·에스티젠바이오 등 중소형 CDMO 기업 역시 반사이익이 기대됐다. 한 CDMO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견제 심리를 노골적으로 드러내 왔기 때문에 생물보안법 입법 지연 등 분위기가 중국 바이오 기업에 유리하게 흘러갈 경우 이전보다 공격적으로 영향력을 확장하려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글로벌 바이오 시장 전반적으로 중국 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큰 만큼, 법안과는 무관하게 견제 움직임이 가속화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원료나 공급망 등 기반 기술 관련 중국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보니 미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바이오 시장 전반에서 '탈(脫) 중국'에 대한 니즈는 이미 공감대가 형성된 부분"이라며 "생물보안법 입법이 늦어지거나 조항이 완화되는 것과 상관없이 최근 글로벌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중국 업체를 떠날 준비를 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미국의 우시 제재로 반사이익이 예상되는 기업은 본인들이 중국 기업의 충분한 대안이 될 수 있단 점을 글로벌 시장에 어필하고 있다"며 "시장에서도 이를 공감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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